저는 매일 그를 봅니다.
매일 아침 4시 30분에 알람이 울리면 그는 힘겨운 몸을 일으켜 세우고 앉아 있습니다.
피곤한 얼굴과 지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전 마음이 아파 그에게 말합니다.
"조금만 더 눈을 감으세요"
"제가 5분 있다가 깨워드릴게요"
하지만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몸을 일으켜 세우고 곧장 욕실로 갑니다.
핸드폰 하나 들고 수돗물을 틀고 자신이 깨어났다는 걸 증명하는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어디론가 그 사진을 전송합니다.
그는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하고 소파에 앉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저는 그에게 말합니다.
"아주 잘하셨어요"
"눈을 감고 있으니 편하시죠?"
"그런데 앉아서 눈을 감는 것보다 누워서 눈을 감는 것이 더 좋답니다"
"어서요, 누워보세요"
하지만 그는 눈을 감고 계속 앉아있습니다.
얼마 뒤 눈을 뜨고 그는 책 한 권을 가져옵니다.
어제 읽다만 책을 펴고 독서를 시작합니다.
그는 피곤한지 연신 눈을 비빕니다.
저는 이때다 싶었습니다.
"누워서 책을 보세요"
"그러면 편히 쉴 수 있어요"
그는 다시 욕실로 가 다시 세수를 하고 나옵니다.
한동안 책을 읽고 나서 산행을 하려고 옷을 입는 그를 보며 저는 외칩니다.
"밖에 비가 엄청 내려요"
"천둥소리 안 들리세요"
"좀 전에는 번개도 쳤어요"
"위험해요"
"나가지 마세요"
제가 그에게 부탁하는 동안 갑자기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났습니다.
그는 바지를 손에 들고 하늘을 쳐다봅니다.
다시 바지를 보고 하늘을 보고 이렇게 몇 차례를 반복합니다.
그러더니 바지를 입고 우산을 들고 현관을 나섭니다.
그는 산행을 시작합니다
우산에 떨어지는 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산을 꼭 잡고 걸어갑니다.
그때 다시 천둥소리가 요란히 납니다.
그는 움찔하며 하늘을 봅니다.
저는 그에게 말합니다.
"이러다 큰일 나요"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당신은 충분히 할 만큼 했어요"
"벌써 옷이 다 젖었잖아요"
"감기 들면 어쩌려고요"
"빨리요 , 집으로 가세요"
자신을 걱정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산행을 계속합니다.
저는 마음을 졸이며 그를 봅니다.
한참을 걸어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그를 보며 안도에 한숨을 쉬었습니다.
저는 다짐합니다.
내일은 반드시 그를 편히 누워 있게 만들겠다고.....
그를 매일매일 걱정하는
저는 게으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