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4월 내 생일을 기점으로 하여 지금까지 600건이 넘는 민원을 넣었다.
분노해서가 아니다.
억울해서도 아니다.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누군가는 묻는다.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설명해봤자 이해받을 수 없는 구조라는 걸 이미 알기 때문이다.
행정은 절차를 말한다.
나는 절차를 지켰다.
행정은 특정하라고 말한다.
나는 특정해서 보냈다.
행정은 증거를 요구한다.
나는 사진과 날짜와 문서를 붙였다.
그런데도 돌아오는 답은
항상 조금씩 비켜 있었다.
무엇이 점용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위반인지 특정하지 않는다.
집행은 먼저 하고 사전통지는 뒤에 온다.
나는 오늘 정보공개청구를 하나 넣었다.
내 토지가 도로로 편입되었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사실은 안다.
지목이 도로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음”과 “문서로 확인됨”은 다르다.
이 싸움은 감정의 싸움이 아니라
문서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의의 사도가 아니다.
그럴 생각도 없다.
나는 꽃가게를 다시 열고 싶고,
도자기를 굽고 싶고,
온실에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을 계산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내 일상은
계고장과 집행 사진과 공무원 이름으로 채워졌다.
그 사이에서 나는
피부가 벗겨졌고
잇몸이 녹았고
앞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의사는 말한다.
나는 웃는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법을
행정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오늘은 버거킹에서 주니어 하나를 먹었다.
와퍼는 너무 크다.
이상하게도
그 작은 버거를 씹는 동안
모든 싸움이 잠깐 멈췄다.
나는 생각했다.
기록은 분노가 아니다.
기록은 내가 자포자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언젠가 이 문서 더미가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될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오늘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