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에 관한 관심은 지난 세기를 거듭 거쳐 오면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학문 중에 하나다. 왜냐하면 인간의 세포를 이용한 생명연장에 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면서 앞으로의 삶의 광의적인 가능성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은 생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촉발되는데, 이러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는 책이 최근에 까치글방에서 출판 된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라는 책이다. 물론 생물학을 접근하는 태도는 줄기세포와 같은 어떤 실용적인 측면으로부터만 야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생물과 상호적으로 존재하는 공간과 환경이 시대를 관통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생존하며 진화해왔는지를 관망하는 경험은 아름다운 탐험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사라시나 아사오는 분자고생물학을 전공했으며, 주로 동물의 골격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생물학에 대한 아름다움과 흥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그는 과학자로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상들을 직관한다. 과학은 사실의 학문이자, 가설의 학문이다. 가설에 대한 연역에서 100퍼센트로 도달하는 길은 없으며, 점진적으로 진리에 도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저자가 학문의 겸손하게 다가가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책의 챕터는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장의 이야기는 단일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각각의 내용의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게끔 친절한 예시로부터 시작하여, 비교적 깊은 과학적인 논의까지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가령 보수신학을 전공했던 나에겐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다빈치가 이전에 다뤘던 노아 시대의 대홍수를 부정했다는 사실을 재해석하는 부분이었다. 노아의 홍수로 인해 지상의 생물이 완전히 멸종했다는 성서의 내용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먼저 다빈치는 쌍각류 조개를 근거로 노아의 홍수를 반박하는데, 조개껍데기가 탄산칼슘으로 구성되어 단단하지만, 유기물이기 때문에 한없이 약한 부분도 존재한다. 만약 인류를 휩쓸어 버릴 홍수가 일어났다면 쌍각류 조개의 약한 부분인 질긴띠가 떨어져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지역에 2개의 껍데기가 붙어 있는 조개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노아의 홍수를 반증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 이는 근본주의신학을 추종하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지만, 반대로 성서해석이 논파해야 할 가능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의 전공이 더욱 잘 드러나는 부분으로 나에게 인상 깊었던 점이 직립 이족보행을 하는 인간의 장, 단점을 나열하는 것이었다. 장점 몇 가지를 말하자면 햇빛에 노출되는 면적이 감소한다던가, 에너지 효율이 좋다던가, 두 손이 자유로워 서 식량을 운반할 수 있다든가 하는 것이다. 이를 인류 문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진화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는데, 아주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일부일처 사회에서 자손의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 직립 이족 보행으로 진화 되었다든지, 다른 동물들이 공격의 수단으로 송곳니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짐승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숲이나 동굴 속에서 살았고, 후에 송곳니와 같은 무기를 만들었다는 그의 논의들은 단순한 생물학이 과학의 영역에서만 연구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다. 생물학을 입문하기엔 이만큼 적절한 책이 어디있을까 싶다. 저자가 지금까지 발행한 책들인 <화석 분자 생물학>, <잔혹한 진화론>, <절멸의 인류사>, <폭발전 진화>들은 독자들에게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 생물학의 묘미를 맛 볼수 있게 해준다. 과학을 어려운 영역으로 항상 스킵 했 던 이들에게 사라시나 이사오라는 이름은 생물학의 다른 이름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