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축제
칠수와 완수는 단풍여행 이후에도 정희를 기쁘게 해줄 계획에 몰두했다. 게다가 단풍놀이 이후 마을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웃고 떠드는 모습은 보기 드물었고, 그 단풍여행이 계기가 되어 주민들 사이에 따뜻한 온기가 퍼져 있었다.
칠수가 아침 일찍 완수한테가서 말했다. 완수는 아직 잠에서 깨지도 않은 채 뒤적이고 있는데 "완수야! 이번엔 우덜이 마을축제를 한 번 열어보자! 잉" "마을 어르신들이 춤과 노래로 흥겹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놀이와 선물을 주는 날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그래! 완수야, 이번에는 마을축제를 열어보자. 단풍여행이 그렇게 성공적이었으니,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큰 잔치를 한번 벌려보자고!” 칠수는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완수는 그런 칠수에게 "이 참에 정희씨한테 점수 좀 따보든가..." 칠수는 "사둔 넘 말 하덜 말고 너나 찝쩍 대지말어...요놈아!" 칠수는 우스면 완수에게 말했다. 칠수가 얼른 일어나서 마을 회관으로 가려할 때 칠수를 막아섰다.
칠수야! 칠수야! 이 번 행사는 우덜이 개망신 당할 순 없자녀! 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먼저 정희씨 스케줄을 먼저 확인해보도록 허자...아...이것이여." 칠수는 가느다란 눈을 돌리며 완수에게 말했다.
아따...고놈 뉘집 자석인지 참 똑똑허구먼....그랴...그것이 순서일 것 같응께..." "언능....일어나....갗이 정희씨네로 가자...." 칠수와 완수는 정희네로 향했다.
정희는 아침에 강아지와 정원에 있었다. 칠수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정희씨! 정희씨! 어제는 잘 주무셨슈?
정희는 다정한 미소를 보내며 "네" 라고 대답했다.
완수가 나서려 하자 막아서며 칠수가 이...잉..."우덜이 좋은 생각이 있는데...야그를 좀 나눌 수 있을까 히는데?
정희는 즐거운 표정을 하며 네...뭐든지 말씀해 보세요...라고 말했다.
칠수가 얘기하려 하자 완수가 속사포처럼 축제할거유...마을 축제....
정희는 "네?'라고 놀라면서도 아..정말 재밌겠네요.
칠수가 신나서 말했다. 우선 원지 하믄 좋겄어유?
정희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아...왜 저한테 그 시기를 물으시는 건지?
칠수가 쯩그리면서 말했다. "아따...지난 번 단풍 놀이 같이 가자고 만들었더니 정희씨 스케줄이 겹쳐서 함게 못갔잖유?" "그래서 그리유...." 완수가 한 술 더떠서 말한다. "아따...우덜이 그래도 세 친구인디...이쯤은 상의를 해야하는 거 아닌감유? 완수가 말했다. 정희는 "아..예 고맙습니다. 저는 다음 주도 괜찮다고 봐요. 더 늦으면 바람도 차지고 하니 가능한한 빨리 하는게 좋지 않을까여?
칠수가 은근히 신나서 말했다. "그츄?"
"그라믄 얼른 가서 방송하고 주민 기획팀 만들고 해서 바로 날짜 정하쥬."
칠수는 마치 100미터 육상선수처럼 마을회관으로 가서 공지를 했다.
"아...아...안녕하셔유...칠수에유...이 번 단풍놀이 하고 나서 마을 사람들하고 좀 더 함께 뭔가 히야겠다고 생
각해서 완수하고 마을축제를 해보자고 했시유. 더 추워지기 전에 빨리 하기로 하고 이걸 회의하기 위해 팀을 모집할께유. 먼저 마을 회관으로 오셔서 신청해주셔유. "
주민들이 마을 회관으로 와서 신청을 했고 매일 회의를 하기로 했다. 다음 날 회의에서 기획팀은 할거라면 빨리 하자는 결론을 내고 다다음주 토요일로 정했다.
칠수와 완수가 준비위원장을 맡고 이장은 축제 위원장을 맡겼고 정희는 연출감독을 맡았다. 축제 기획팀은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프로그램중에 정희 작품 전시회도 넣었다. 그리고 정희가 직접 어르신들 초상화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도 마련하기로 했다.
축제 당일, 마을 회관 앞의 넓은 공터에는 형형색색의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주민들은 각자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축제를 즐겼다. 정희는 자신이 그린 완수와 칠수의 초상화와 함께 마을 풍경을 그린 그림을 전시했다. 그림 앞에 서서 감상하는 마을 사람들은 “아이고, 이게 우리 마을이여?”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어르신들의 노래자랑도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전통 민요부터 최신 가요까지 다양한 곡들이 이어졌고,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한편, 아이들은 달리기, 줄다리기, 과자 따먹기 같은 놀이 대회에 참여하며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뛰어다녔다.
완수는 주민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고, 칠수는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축제를 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마을 사람들 덕분이라니께요!”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정희는 사람들 사이에서 완수와 칠수를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에너지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한때 소문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했던 정희도 이제는 마을의 따뜻한 정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은 듯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마을 사람들은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마지막 춤을 추었다. “강강술래!”라는 외침이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함께 웃으며 손을 잡고 원 안을 뛰어다녔고, 어르신들은 오랜만에 추억 속의 흥겨운 시간을 되찾은 듯 얼굴 가득 웃음이 번졌다.
칠수와 완수는 함께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우리 마을 참 좋지 않냐, 완수야?” 칠수가 말했다.
완수는 미소를 지으며 칠수의 어깨를 툭 치며 대답했다. “그려, 칠수야. 우리 참 잘 해냈구먼.”
그렇게 마을축제는 마을 사람들의 웃음과 정겨운 이야기 속에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막걸리 파티로 이어진 뒷풀이도 밤을 새며 진행되었으며 정희도 오랜만에 취하도록 술을 마셨다.
칠수는 정희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물었고 정희는 칠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댈 때 완수는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