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건이 있은 후 세 사람은 한참 동안 함께 만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정희가 두 사람을 다 좋아 했다는 둥, 양다리를 걸쳤다는 둥, 완수가 칠수를 때렸다는 둥, 칠수가 완수를 때렸다는 둥 온갖 소문들이 나돌고 있었다. 하루는 완수가 마을 어귀 정자를 지나면서 여자들의 수군대는 소리에 이렇게 말했다.
" 왜! 아주 내 애를 뱄다고 그러지? 아니 기냥 이혼했다 그랴? " 그러지 여자들은 이구동서응로" 이잉 벌써?" 완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나 참 환장 허것네...옛날 우리 담임 선상님 생각이 나버리는 구만..." 참 나...원....
완수는 그 길로 칠수를 찾아 갔다. 칠수는 집에 없었다. 소 여물 주는 곳에서 넋을 놓고 있었다.
여서 뭐하는 겨? 완수가 말했다.
이...왔어...칠수가 깊은 한숨을 내쉰다.
완수가 답답하다며 가슴을 치며 말했다." 칠수야! 미안 혀...내가 주책이여...니가 좋아하는 줄 알면서 내가 정말 잘못했구먼. 미안햐..칠수야..."
칠수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 야 이눔아! 너는 니 친구 마누라하고 연애할 수 있냐? 자꾸 그 친구 얼굴이 떠 올라서 안디야...칠수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왜...내 팔자는 왜그런겨? 마누라가 도망가질 않나...좋아해서도 안되는 사람을 좋아하질 않나! 칠수는 울고 있었다.
완수도 같이 울었다. 아녀 다 내 잘못이여...둘은 소리치며 울었다.
한참을 울다가 칠수가 물었다. 니는 왜 자꾸 내한테 미안하다고 허는겨?
완수는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대답했다. " 그건 임마...니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니께 내가 미안하지..."
"너는 그 맴도 몰랐등겨?" 가만히 듣다가 칠수가 대답했다. " 그게 뭐가 미안혀?" 너도 혼자 나도 혼자 서로 외루우니께 여자한테 맴이 간건데..."
내는 니한테 미안헌게 그게 아녀...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친구의 의리를 맺은 사람의 마누란디 우선 내가 그 친구헌테 미안했고 내가 좋아하는 눈치가 있으니께 니가 자꾸 니 맘을 숨기고 있길래 내가 계속 미안했등겨...
그날도 니가 꼭 그럴 것 같아서 잠간 자리를 비워본건데 니가 그러니께 내가 미쳤등겨....
근디 완수야? 며칠 생각하고 다 정리 혔어. 그리고 정희씨가 니가 좋디여....칠수는 엉엉 운다.
완수는 그런 필수를 안아주며 더 운다.
그렇게 해프닝이 지나고 완수는 캠핑카를 샀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완수는 칠수에게 전화를 하고 만나서 정희네 집으로 향했다. 완수는 정희에게 전화를 했다.
저...달링! 전화기 저편에서 웃움소리가 들려온다. 칠수가 원 미친 놈 넘사스럽게...라고 말했다.
우덜이 지금 캠핑카 사서 지금 가고 있시유.
정희가 네 어서오라는 말을 듣고 완수는 신나게 운전해서 정희네 잡으로 가고 있다.
여행을 떠나요를 함께 큰 소리로 부르며.
정희의 집앞에 도착한 칠수와 완수는 큰소리로 불렀다.
정희야! 노올자! 정희야! 노올자!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정희는 그 소리를 듣고 그리던 붓을 내려놓고 재걸음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정희의 걸음은 마치 아이처럼 가벼웠고 그녀의 마음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벼운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