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교임이 부끄러운 순간에

신앙인 그리고 사역자

by 광규

<신앙인 그리고 사역자>장신대 재학 중일 때는 아르바이트를 자주 했었다.


"아니 그래서 내가 xx를 따먹었는데..."


20년이 넘게 내 몸에 붙어있던 충성스러운 내 귀를 의심하고 싶었다. 우리 식당은 반려견을 비롯한 동물의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금수가 짖고 있다.아주 마음씨 좋으신 사장님 덕분에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곤 했는데, 집도 있고 양복까지 입은 짐승에겐 무료로 사료와 물을 제공하진 않았다.


끊임 없이 짖어대는 음담패설이 제발 주방엔 들리지 않기를 바랬다.사장님은 크리스천이 아니셨지만, 교회에 다니시는 자신의 어머님을 많이 존중하고, 신앙인들을 이해해 주셨다.무엇보다 알바하는 신학생들을 진심으로 챙겨주고 아껴주셨다. 힘들게 신학생과 기독교에 좋은 인상을 만들고 싶어도 무너지는건 저따위 저급한 말 몇마디면 충분하다.


노년의 손님 3명.소주와 맥주를 국수와 함께 시키셨고, 듣기 괴로운 말들을 큰 목소리로 떠드셨던 사람들.장신대 할인이 되냐고 물어보신걸 보면, 장로회신학대학에 재학중이신 학우님으로 보였다.학부에선 본적이 없으니 신대원이나 목연과겠거니 싶었다. 선배 목사님 혹은 사역자님들일 줄은 몰랐다.가만히 듣다보니 한분은 이미 목사님이고 다른 분은 장로에 전도사.


당회에서도 식당에서 처럼 목소리가 크신 분들이 고향 동창이셨나보다 싶었다.계산은 교회 카드로 하시는건지 술 먹은게 내역에 찍히지 않게 영수증을 뽑아달라 하셨다.방법은 쉽다. 같은 가격의 다른 상품으로 찍어서 계산해드리면 그만이다.하지만 모른척했다. 심지어 학생증 한개당 천원씩 할인해드려야하지만 그중 학생을 갖고 계신건 한분뿐이셨다.이 역시 유연하게 할인해드리면 되지만 그러지 않았다.


손님 중 한분이 술냄새 풍기는 구순을 여시며 장신대 할인해서 다시 계산하라고 내게 화를 쏟아내셨다.참다 못해 한마디만 드렸다."전도사님이신가요?"학생증을 내게 건네셨던분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으셨다. 그냥 다른 카드로 할인이나 품목 수정 없이 계산해달라고 허겁지겁 도망치듯 일을 마치고 떠나셨다.


"세상은 성경이 아닌 신자의 삶을 통해 성경의 본질을 더 빨리 깨우친다."
각색이 들어간 선배 목사님 리처드 벡스터의 "참목자상"의 말이 떠오른다.하지만..나라고 다를게 있나. 나는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인가 드러나지만 않았을뿐 나라고 해서 죄가 없는 사람도 아니다. 다를바 없는 죄인에 지나지 않았다. 나도 어디선가는 교회에 대한 편견을 심어줬을 참람한 죄인이었을 것이다.


나도 못난 사람이지만, 그렇지만.... 생각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왜 마음이 계속 아플까. 나도 내 크고 작은 많은 허물이 떠올라서 그런걸까. 나를 통해 실망했을 사람들을 위해 사죄하는 시간을 더 가져야겠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