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림보 Nov 08. 2023

내일 회사 가기 싫은 이유

별별챌린지 14일 차


 "이제 중간 관리자 역할도 해야 할 때에요."


순간 흠칫했다. 중간 관리자라니. 내 앞가림하기도 벅찬데.


 아무도 없는 빈자리에 나 홀로 앉아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시작했다. 옆자리를 돌아보아도 전부 물음표를 띄우는데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직접 부딪쳐 깨지는 것 밖에.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물론, 해가 바뀌며 손에 익은 업무들은 분명 날 안심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벽에 부딪히면 먼저 찾는 곳은 구글이다. 안타깝지만 현재 회사에서는 도움 구할 곳이 없다.


"옆에 딱 붙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줬으면 해요. 선배로서. OO 씨는 아직 신입이잖아요."


 신입이라. 엄밀히 따지면 나도 아직 신입인데. 정말 그랬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신입사원 교육도 아직 못 받았으니까. (이건 회사 사정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초장에 잘 잡아줘야지. 안 그럼 우리가 힘들어져요. 뒷감당은 결국 남은 팀원이랑 팀장인 제가 해야 하잖아요?"


맞는 말이긴 하다. 결국 뒷수습은 내 몫이 될 테니까. 그리고 찐으로 신입사원일 때가 생각났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던 그때. 아니,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끙끙 대던. 어쩌면 후배 녀석도 같은 전철을 밟는다면... 그 고통을 알기에 내버려 두고 싶지는 않았다.


"네. 맞습니다. 제가 도와줘야죠, 당연히. 내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담담하게 답하고 돌아섰을 때 머리가 순간 어지러웠다. 앞으로 어디까지 감당해야 할까. 과연 내가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일까. 답이 없는 의문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 것이 어른이라면


여전히 난 멀었나 보다.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매거진의 이전글 문제를 모르는 것이 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