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겸 Aug 29. 2022

가을, 바다가 보고 싶어
-영구에게 보내는 편지 84


저에게 봄과 가을은 닮은 듯 다릅니다. 

두 계절 모두 눈으로 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봄의 푸릇함과 가을의 다홍을 주는 설레임의 계절이라는 것이 닮았습니다. 


다른 듯 다가오는 봄은 소리가 없어서 좋습니다. 고

양이가 살며시 다가와 코 끗을 간지럽히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또,  다른 듯 소리 내며 다가오는 가을은 

시몬처럼 낙엽 밟는 소리를 내고 싶어서 행복합니다. 

    


특히 가을 하늘은 동해의 푸른 바다를 닮아 더욱 좋습니다.

 바다는  

내 마음을 죽을 때까지 묻어두고

 당신을 그리며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어도 될 것 같은 비밀금고 같습니다. 


그런 바다를 하루만이라도 사랑하는 당신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심신이 일상을 지치게 한다면 

푸른 동해 바다 저 깊은 곳에 마음을 버리고 돌아오는 것은 어떤지요? 


바다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치료제입니다. 

푸른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이 되어 

흰 이를 드러낼수록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바다에 마음의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실오라기 하나 없는 마음의 나체로 

인생의 깊은 심연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바다가 우리에게 그리해도 된다고 소리 내어 웃고 있습니다. 

그 넓은 마음에 안기어도 되겠습니다.      

당신과 속 깊은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픈 마음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사랑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구에게 보내는 편지 83 -어린 왕자에서 ‘길들여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