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병이다

영구에게 보내는 편지 14

by 김정겸


낮이면 낮대로 밤이면 밤대로

계절을 다해 떨어지는 꽃잎이 되어

저 멀리 서 있는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도

당신과 별리를 한 후 저에게 생긴 병입니다.


먼 길 돌고 돌아서 이제 눈앞에 선 당신,

아직은 만질 수 없는 당신을

오늘도 낯선 거리의 이방인처럼

저의 마음은 유령이 되어 당신 곁을 헤매고 있습니다.




사랑은 믿음입니다. 믿음(信)은 말(言)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관계의 시작은 믿음입니다.

믿음은 사랑의 향기이기도 합니다.

믿음이 깨지면 생선 썩어서 나는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남녀관계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믿음이 깨지면 하루하루가 지옥이 됩니다.

얼마나 아펐을까요?

어마나 고달팠을까요?

들어가 편안하지 못한 곳(home)이라면, 생 지옥이라면

이제 과감해지십시오.

지옥에서, 감옥에서 탈출하십시오.


영어로 "편안한"이라는 숙어가

"make yourself at home"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제 당신을 위한 삶을 사십시오.

그 예전에 당신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너도 이제는 너의 삶을 살라”라고...


이제 당신의 삶을 사십시오.

당신의 인생이 누군가에게 저당 잡혀 억눌려 살지 마십시오.

제가 당신을 그 지옥으로부터 구출해 드리겠습니다.

저의 이 결연에 찬 말(言)을 믿어(信) 주십시오.


저는 당신에게 사랑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에 품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런 꽃향기가 되겠습니다.

당신의 사랑의 정원에서 가장 믿음이 강한 화초가 되어

당신을 늘 즐겁게 하겠습니다.


이전 06화네버엔딩 스토리,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