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는 한 팀에 한 개

회사에서 먹을 걸 나누어 줄 때

by 스테파니

얼마 전 현재 회사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사원증을 전 직원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사원증만 하나 덜렁 주는 게 아니라 예쁜 패키지와 함께 주었다. 회사에서 직접 디자인한 예쁜 쇼핑 봉투 안에는 사원증을 꾸밀 수 있는 귀여운 스티커 세트와, 디자인 엽서 선물도 들어 있었다.

그리고 요즘에 그 구하기 힘들다는 두쫀쿠를 함께 한 개씩 선물로 같이 주었다. 두쫀쿠를 한 사람당 한 개씩 주는 걸 보고 옛날 생각이 났다.


내가 다녔던 그 어떤 회사보다도 첫 번째 회사는 가난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뭔가 제대로 된 걸 선물로 주거나, 그 흔한 회사 간식 같은 것을 나누어 주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두 번째 회사에 갔을 때 항상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음료수들이 냉장고에 매일 가득가득 차였는 걸 보고 거의 기절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가난했던 회사에서 무슨 기념일이라고 케이크를 나누어 준 적이 있었다. 홀 케이크였는데, 한 팀당 한 개의 케이크를 배부해 주었다. 우리 팀은 당시 40명 정도 됐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코미디 같은 이야기다. 무슨 괴물 사이즈 케이크도 아니고, 3층 짜리 웨딩 케이크도 아닌 그냥 일반적인 한 개의 홀케이크인데 40명한테 한 개 주었다.

케이크도 무슨 우리가 흔히 아는 브랜드의 (파리 바게트나 뭐 투레주르 이런 거 아니었음) 케이크가 아니라 "여의도 베이커리"라는 이름의 상호의 케이크였는데, 그 당시에 그 베이커리의 이름을 보면서 회사 대표의 가족이 하는 곳인가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났다.

우리 팀 사람들은 케이크를 상자에서 꺼내서 올려놓고 촛불을 불고 나름 신난다고 동그랗게 둘러싸서 서서 케이크를 바라봤던 기억이 나고, 저걸 어떻게 먹나 라는 생각과 함께 실제로 먹을 시도를 하지 않고 뒤돌아서 다시 자리로 갔던 기억이 난다. 진짜 더럽게 야박했던 사건이었다.


지극히 가난했던 시절을 겪었던 나였기에, 회사에서 나누어주는 과자하나, 빵 하나가 한 사람당 하나씩 돌아가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두쫀쿠던, 케이크던 회사에서 한 사람당 한 개씩 나누어 주었을 때 고마워하지 않고, 이런 걸 왜 주냐 차라리 돈으로 달라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회사는 절대 돈으로 주지도 않고, 마이너스로 줄 수도 있기에 나는 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이 이야기야말로 찐 "라떼는" 40명이서 케이크 한 개를 나눠먹었는데, 요즘 애들은 1인당 한 개씩 줘도 불만이더라- 요런 맥락에 딱 맞다. 여기서 나는 (가난한 과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꼰대가 되는 것 같다. 다만 겪어보지 않은 (좋은 회사만 다녔던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나와 같은 감사함을 느끼라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도 알기는 하다. 하하하.

어쨌건 지금의 회사 덕분에 그 난리인 두쫀쿠를 오롯이 한 개 먹을 수 있어서 감사했고, 앞으로도 무언가를 나누어 줄 땐 한 사람당 한 개 이상 주세요! 제발! ㅋㅋㅋ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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