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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May 01. 2022

"Bread"

나만의 레시피, 나만의 시그니처를 만든다는 것..

                                                                                                               

토요일은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반납하고 새로이 책을 빌리는 날입니다. 오늘은 도서관 서가에서 책의 제목과 표지 사진에 반해 읽게 된 "Bread"란 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워낙 제가 빵과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데 이 책은 제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전반적인 글의 큰 줄기는  빵집의 셰프이자 오너인 스기쿠보 아키마사의 경영 철학이 담긴 보고서 같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직업인으로서의 나는 어떠했으며, 어떠해야 하는가 생각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빵의 단면을 이렇게 잘 묘사한 책이 있을까 싶습니다. 빵의 질감이 사진만으로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내 가게가 어떤 맛을 겨냥할지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365일은 '신선함', '싱싱함', '재료'라는 지표의 중간쯤을 지향하기로 했습니다. 



자신의 포지션을 파악하고 지향하는 바를 설정하는 것. 


저 역시 새로운 부서에 발령받은 지 이제 만 4개월을 지나오면서, 과연 나는 이 부서에서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처음 낯선 새 부서에 발령받았을 때에는 인수인계받은 업무와 빼곡한 업무 스케줄로 하루하루를 누수가 없게끔 달려왔다면, 지금은 숨 고르기를 하고 과연 나의 포지션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하나의 팀을 이끄는 이로서 책임의 무게가 하나 더 추가되면서 전체와 세부를 조망하는 시선과, 업무에 대한 숙지 , 팀원과의 관계,  조직에서의 팀의 역할, 타 부서와의 관계 등 예전과는 다른 깊이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런 와중에 'Bread'란 책은 저에게 많은 통찰을 던져 주었습니다.                                                 

근거 없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배합이나 빵 만들기의 전 과정을 숙지하고 각각의 작업이 갖는 의미를 곰곰이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런 식의 깊이 있는 고찰이 끝났다면, 다음에는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 검증과 실험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 없이는 누구도 프로가 될 수 없습니다. 


진정한 프로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 전해받은 정보와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되며, 자신의 것으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검증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답"이라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 찾아야 한다는 것을요..        


어떻게 하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세계에 공헌할까? 그런 넓은 시야를 가진 빵집으로 존재하고 싶거든요. 진짜 맛있는 걸 먹을 때 그 뒤에 가려진 조력자를 떠올리며, 숙연해질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과분한 행복일지도 모릅니다.                                                   
세프이자, 리더, 그리고 장인..세프로서 충분한 지식을 쌓아야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일을 할 때 두 가지 정체성을 활용합니다. 이런저런 계획을 세울 때는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그 계획을 구체화할 때는 기술을 가진 전문가로 접근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빵을 평가하는 단계에 이르면 다시 아이의 시선으로 되돌아옵니다.                                                   

                                                                                                                     

저자는 자신의 빵 레시피는 형태나 크기, 식감까지도 전부 리노베이션(기존의 토대를 두고 새롭게 구축)하였다고 합니다. 

자신의 인생, 자신의 일에 있어  "체계"라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 느끼게 됩니다. 실험과 검증 속에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 또한 있었을 겁니다. 

저 역시 지난 4개월을 되돌아보면, 수많은 시행착오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조각난 고민들로 보내온 시간 같습니다. (그러다가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이 된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결국  인생이라 명명된 각자의 삶속에서 나만의 레시피, 나만의 시그니처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 공부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의 인생, 일에서도 나만의 시그니처라 일컬을 수 있는 것들을 작은 것부터 하나씩 일궈나가야 되지 않을까 다짐하게 되는 늦은 저녁의 단상이었습니다. 


P.S.) 365일 빵집은 도쿄 요요기공원 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도쿄를 가게 된다면 시부야구에 있는 365일 빵집에 들러 빵과 커피를 맛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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