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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지 Nov 12. 2023

남자들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빛이 나는 여자

사실은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고.

그전 글에서, 내가 화장을 하지 않은 이유가 색이 아닌 빛이 나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라고 했다. 거두절미하고, 빛이 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세 가지를 먼저 이야기할 텐데, 내가 바람둥이의 바람을 잠재우는 연애 이야기를 다른 계정으로 시작할 수 없는 이유 이기도 하다.


1. (나같은 성향의 여자에겐 이게 가장 중요함)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일이든, 기똥차게 잘하고 성과를 낼 줄 아는 여자 -맥락적/통계적 사고, 메타인지가 높아야 가능함. 이 부분은 예전에 썼던 블로그 글 (일 잘하는 사람) 참고


2. (1번이 먼저 충족되고 나서 어느 정도의 사회 경험이 쌓인 후) 끊임없는 독서와 자기 성찰(글쓰기/일기)로, 나의 바운더리를 잘 알고 무슨 수를 써도 그걸 사수하는 여자 -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에 1번이 먼저 충족되어야 하는 이유는, 사회 경험을 통해 맥락적/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을 때 독서를 해야 삶의 지혜로 체화할 수 있기 때문임. 일기는 그것과 상관없이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성적 판단을 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줌.


3. (1번을 하면서 동시에) 생활습관화한 운동과 건강한 식단.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몸매관리가 아니라, 나 스스로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몸매 관리.


이 세 가지의 무한 반복이다. 써놓고 보면 간단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라서 저 기본적인 세 가지 충족하려면 잠잘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화장을 안 하는 것이다. 물론 화장도 잘하고, 옷도 잘 입고, 잘 놀고, 몸매도 좋고, 요리도 잘하면서 억대 연봉 혹은 사업으로 돈 잘 버는 여자들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 참고로, 회사원의 꿈이라고 하는 억대 연봉을 받는 거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얼마나 유지하면서 더 성장하는지가 진짜고, 지금 다니는 그 회사 나와서도 내가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장 가치가 있는지가 진짜다. 사업도 마찬가지로, 내가 월 1억 번다 그거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걸 얼마나 유지시킬 수 있는지가 진짜고 그래서 김승호 회장의 부의 속성에도 보면 자고로 그 부를 적어도 30년은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거 유지하려는 길이야말로 정말 끊임없이 나를 넘어서야 하는 일인 만큼 피똥 싸게 힘들다. 생각해 보면 회사 사장이 월 천만 원 이상을 고정비로 나한테 주는 건데, 상식적으로 내가 그 천만 원 이상의 가치를 줘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 사장이 호구인 것도 아니고,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여자가 해냈을 때, 남자들이라고 모를까? 더 잘 안다. 사회에서 객관적인 지표(연봉, 사업 영업이익, 글로벌 회사라는 이름값)로 알아주는 성과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왜냐면, 여자보다 기회가 더 많아 보이는 자기들이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그걸 영어도 잘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으로, 여자인 내가 했으니까. 가끔 남동생이 우스갯소리로 남편한테 하는 말이, 누나는 자기도 다 알아들을 정도로 쉬운 영어를 쓰는 데도, 어떻게 사람들이 세계 최고라고 쳐주는 글로벌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대해, 누구보다 내가 밑바닥부터 걸어왔던 길을 옆에서 지켜봐 왔던 남편이기에, 기특하게 대답하더라. 맞아.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않는 것이 핸디캡일지 모르겠는데, 너희 누나는 그 핸디캡을 뛰어넘을 정도로 일을 기똥차게 잘하거든. 좀 부족한 영어로 말할 때도 있지만, 사람들이 다들 귀 기울여 듣더라고.. (옆에서 듣는 내가 다 감동..ㅠㅠ) 참고로 나는 어릴 때 외국에서 산 것이 아니고 스무 살 넘어서 영어 말하기를 배운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공부해도 원어민처럼 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서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다. 물론 꾸준히 원서도 읽고 비즈니스 영어 표현 익히는 걸 습관화 하지만,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지 언어 자체가 아니니까. 한국말 잘한다고 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쉽 있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이 많은 건 아니듯이 말이다.


그래서 사실, 제목은 남자들이 끌리는 빛이 나는 여자라고 쓰긴 했다만, 사실은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 밑바닥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자에게서 나올 수 있는 어떤 아우라랄까. 지난번 썼던, 약간 조용히 미쳐있는 K 장녀의 느낌적 느낌 같은 게 느껴지는 건지, 다들 나를 큰 언니 따르듯이 좋아한다. 나도 나이도 들었고 지금은 주변 사람들한테 시기 질투받을 환경은 아니니, 주니어들이 어떤 어려움이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나랑 이야기를 하고 나면, 눈을 반짝이면서 희망을 발견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엽고 내가 다 행복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에게 나는, 인생에서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아주고, 방향을 가이드해줄 수 있는 멘토이자 존경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니까 바람둥이 바람을 잠재워줄 정도의 여자라면, 그 남자 인생의 모든 의미가 내가 될 수 있을 정도의 내공 있는 여자여야 한다. (배우 최민수에게 강주은 같은 느낌) 실제로, 남편이 밑에 있던 직원이 퇴사한다면서 말도 안 되는 걸로 협박해서 불안해할 때, 손 꽉 잡아 주면서 그랬다. 만약에 있잖아. 너가 정말 그런 같잖은 걸로 설령 감옥을 가야 한다면, 갈 거라는 생각으로 절대 휘둘리지 마. (김승호 회장 사장학 개론 66p 개국공신의 반란을 제압하기 위해 감옥에 가야 할 일이 있다면 갔다 올 생각까지 해야 한다고 했듯이) 나 경제적으로 너 없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여자고, 사람 힘들 때 버리는 그런 여자 아니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쫄지마. 너 뒤엔 내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여자가 악착같이 어떤 시련과 고통도 버텨내야만 빛이 나는 것이냐. 아니.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이유는 다음 연재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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