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싫은 사람에게 싫다고 말하자.

인간관계를 분리 수거했다.

by 고용환

인간관계에서 소심한 성격의 사람들은 싫은 티도 내지 못하고 꾹 참는다. 복잡한 관계 속에 사는 우리에게 싫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에 자신을 노출하는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이 그렇다. 만약 공감하지 못한다면 아마 로봇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나도 꾹 참으면서 오래 살았다.

싫은 사람 앞에서 억지웃음을 짓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내 감정에게 거짓말하고 속였다. 그래서 내게 아주 많이 미안했다. 분명 마음은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데 겉으로 보이는 내 모습은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면 싫은 사람한테 거짓으로 좋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좋은 처세술이 아니다.

결국 진심은 다 통하고 전달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멍청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자신을 좋아해서 대하는 태도와 싫고 역겨운데 억지로 앞에서 웃어주는 사람은 구분한다. 완벽하게 감추고 있다고 해도 미묘하게 티가 난다. 그러니 싫은 사람 앞에서 억지로 감정 노동하며 자신에게 미안한 시간을 보내지 마라.


하지만 속마음을 겉으로 항상 표현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참을성과 지혜로운 태도로 잠시 감정조절을 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돈이 정말 많거나, 이직을 앞두고 있거나, 정말 나를 세탁시켜 줄 완벽한 사랑을 만났거나, 나라를 떠나서 영원히 안 볼 수 있다면 몰라도 대부분 속마음 그대로 표현하면 열 번 중 열 번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그래서 충분히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사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가장 인간 본성을 따르는 행동이지만 우리가 사는 인간 사회에서 솔직한 감정표현은 언젠가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나는 감정을 숨기면서 사는 것이 더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까지 멀리할 필요는 전혀 없다. 진짜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로 보이며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그리고 누가 안 가르쳐줘도 우리는 마음 가는 사람이랑 더 많이 대화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끌림이다. 근데 이 사람 저 사람 다 신경 쓰다 보면 좋은 인연을 그냥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눈치 보면서 싫은 사람이랑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좋은 사람이 떠나간 것이다. 그래서 전화번호부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평소 줄자로 굵은 선을 긋고 관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내 경우에는 싫은 사람과는 업무적 관계를 제외하고는 별도 시간을 절대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싫어하는 사람이 같이 술을 먹자고 그것도 몇 번이나 말한다. 처음에는 적당히 듣기 좋은 변명으로 거절했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랑 웃으면서 맥주 한잔을 하는 모습을 보거나, 다른 사람과 친밀하게 만난다는 소리를 들으면 왠지 질투하며 나를 싫어한다. 뻔뻔하지만 몇 번 이런 일을 경험하면 대충 다 알아듣는다. 비겁한 게 아니다. 그냥 무시하는 것이다. 뭐 그 사람이 싫지. 그 직장이 싫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나는 당신과 업무적인 관계로 딱 거기까지만 지내고 싶다는 것에 대한 표현법이다. 한 번 정리가 되면 그다음부터는 그냥 마음이 편하다. 적어도 억지로 회사 일을 마치고도 싫어하는 사람을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냉혈 인간은 아니었다. 속 좋고 거절도 못 하는 그런 완전 바보였다. 바로 이용해 먹기 딱 좋은 사람 그 자체였다. 간이 알코올로 부글부글 터져서 몸의 한계가 와도 거절 못 해서 약까지 먹으면서 사람들 주변에 머물렀던 그런 미련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조금 살면서 경험을 통해 배운 게 있다. 바로 내가 아무리 애를 쓴다고 그 사람들이 모두가 진심을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내가 마음 주며 거절 못 하고 존재했던 모든 사람이 뛰어오는 것도 절대 아니었다. 결국 슬픈 조사에도 올 사람들만 온다. 이런 배신과 서운함을 겪으면서 정말 그런 사람들과 억지로 만나면서 보낸 시간이 아깝게 느꼈다.

한 번 사는 인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을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별 감정도 없이 그저 같은 소속이라는 이유로 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아무리 당신이 배려를 많이 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감정을 숨기며 윗사람을 맞춰도 거슬리는 큰 실수 한방이면 아웃되는 것이 바로 냉정한 사회이다.


그러니 싫은 사람에게 최소한 싫은 티도 내면서 살자.

대신 그 시간을 아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골라서 마음껏 사용해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당신을 활력 있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왜냐면 만나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그래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다음 날 빡빡한 하루를 다시 웃으면서 살아가지 않겠는가?

대신 당신도 누군가에게 싫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그 점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혹시 어떤 사람이 싫은 티를 내면 꼬장꼬장 복수하려고 하지 말라는 말이다.


‘나와 같구나….’ 하면서 그냥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업무적인 관계로만 그 사람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지내면 그만이다. 나는 되고, 남은 안 되는 건 언제나 좀 재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쓰는 나도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내가 죽음을 맞이해서 내 가족들이 내 스마트폰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모든 연락처로 나의 소식을 전한다면 얼마나 올까?


만약 몇 명 저장되어 있지 않아도 슬퍼하면서 나의 장례식에 모두 와 준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삶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닐까?


"조금 서툰 인생이라도 너라서 아름답다.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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