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아주 초면인데 마음을 다 퍼주는 그런 천사인지 호구인지 구분이 안 되는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물론 초면부터 재수 없고 배려는 집에 두고 출근한 사람들보다는 좋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들도 조금 위험하니 잘 분류해 두어야 한다.
물론 분리하라는 말에 조금은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적 아니면 아군으로 구분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나면 밑줄 또는 별표라도 표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초면에 아주 친절하고 이것저것 다 퍼주며 환심을 사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반대로 나중에 더 크게 돌려받을 것을 계산하는 사람이거나, 지지받아서 뭔가 본인이 원하는 단계로 급하게 가야 하는 사람, 착한 사람인 척해야만 마음이 편한 그런 태생이 호구인 사람인 경우가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가장 재수 없는 경우는 바로 나중에 이용하기 위해서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과장된 친절과 호의로 접근하는 사람이다.
보통 이런 경우 자신이 한 개를 주면 열 개 이상은 빼먹는다. 그리고 초반 이미지 셋업을 잘했기에 사람들에게 평판이 대부분 좋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가면 속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겉모습과 태도에 속게 된다.
조직이라는 단위는 크기와 상관없이 사람에 대한 소문은 무성한 숲과 같고 언제나 움직이는 집단이다. 결국 누구를 싫어하는 것도 공개적으로 하려면 지지하는 세력이나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마음 과다 노출자들은 초면에 착한 사람이라는 강한 이미지와 자신 비밀을 이용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선수이다. 그리고 비밀을 듣고 나면 왠지 가까워진 거 같다는 착각 때문에 이후 사소한 부탁을 해오면 거절하기 정말 힘들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대부분 초면에 어색해하는 게 정상이고 서로 잘 알기 전에는 호의 베푸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조심조심 보낸다.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는데 이런다는 것은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물론 간혹 정말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 존재하기는 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천사들이 이 세상에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천사를 만났던 몇 번의 경험이 있다. 아무리 의심하고 흔적을 찾아도 그 사람은 천사가 분명했다. 보통 이런 사람들 주변에 적이 없다. 그리고 다수가 한 입을 모아서 칭찬한다. 물론 자기 일, 남의 일, 남의 고통, 내 고통 모두 챙기는 아주 바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잊지 마라. 이런 진심을 가진 천사는 정말 만나기 드물다.
천사처럼 피해는 주지 않지만 다른 경우는 약간 관계에 대한 불안과 상처가 많이 유형이다.
버림받고 상처받고 소외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의 마음을 노출해야만 마음이 편한 사람들이다. 아무 계산 없이 초면에 정말 속사정을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들 말이다. 물론 이러면 사람들을 만나면 부담스럽다.
‘저 사람 왜 저래?’
‘뭐 힘든가?’
그러면서 마음이 가고 챙겨주고 싶기도 하다. 주의할 점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들을 마음의 준비나 시간적 충분한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상사라면 조심해야 한다. 모두는 아니지만 아랫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모든 것을 공개했으니, 이제부터 모두 나에게 오픈해야 한다고 강요하기도 하고 서운해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 사람을 오랜 시간 지켜보지 않았다면 절대로 함부로 자신의 치부를 말하거나 마음을 보여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아랫사람이 가진 비밀이나 사정을 이용해서 윗사람 자신의 속을 채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아랫사람이 윗사람 사정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발언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윗사람은 지위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랫사람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불쌍한 척 모든 것을 오픈하는 부장의 치부나 감정 상태를 모두 들은 팀장이 부장과 술자리에서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다면, 부장이 팀장의 비밀을 언제 어디서 사용할지 절대로 모른다. 나중에 뒤통수를 맞고 후회해도 이미 버스는 한참 떠나간 후다.
나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 가족과 한참 싸움을 할 때 힘들다는 표현을 그냥 지나가는 말로 몇 번 했다. 근데 몇 달이 지나고 부서를 옮기고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자네, 가족이랑 이혼을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팀장의 말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가 있는 남편이자,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윗사람들에게 각인이 되어있었다. 물론 싸운다고 말하면 안 되었다. 하지만 당시 그 사람과 친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가끔 서로 속마음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자기가 먼저 싸워서 사우나에서 잔다고 말을 해서 대꾸한 것뿐인데 본인 이야기는 우주로 날려버리고 내 이야기만 회사를 떠돌아다녔다.
그러니까 가볍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 특히 윗사람을 경계하고 입단속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감추고 싶은 비밀을 거짓 없이 말하는 미련한 사람은 별로 없다. 모두 자신에게 이롭게 포장한다. 그러니 아무리 초면에 당신이 좋다고 비밀을 털어놓는 사람의 말을 모두 믿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