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나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은 신기하게도 존재한다. 이걸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꼴 보기 싫은 사람을 피해서 이직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도 이상하게도 꼴 보기 싫은 사람은 나타난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내게 거슬리는 사람이다. 근데 우리 마음이라는 게 참 언제나 내 편이라서 언제나 내가 옳다. 어쩌면 사람 때문에 정말 힘들다면 도망치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다.
뭐 분리 수거하는 것도 더럽고 싫으니 그냥 외면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그렇게 도망만 다니면 영원히 떠돌이로 살아야 한다. 나중에는 스스로 대인관계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자책하거나 동굴 같은 곳에서 은둔 생활하며 핑계 삼아 1인 기업가라고 자신의 위로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도망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대처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냉정하게 ‘왜? 그 사람이 싫은지’ 분석하는 것이다. 노트에 그 사람의 거슬리는 행동을 적어 본다. 그럼, 대부분 자신과 가치관이 맞지 않거나 자신이 평소 싫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눈에 재수 없다고 결론을 짓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니다. 사람은 안 변한다. 그렇기에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변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다. 또한 내가 꼴 보기 싫은 사람을 좋아하게 될 거라는 생각도 역시나 바보 같다.
그래서 도망가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냥 관심을 끄는 것이다. 물론 내가 윗사람인데 아랫사람 중 싫은 사람이 있는 경우와 내가 아랫사람인데 윗사람이 싫은 경우는 다르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본인이 윗사람의 포지션에 있을 때이다.
아랫사람 중 꼴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난 경우에는 오해받기 더 쉽다.
요즘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녹음은 언제나 가능하고 필력은 어지간한 소설가를 뛰어넘는 젊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결국 결정적인 잘못을 하게 되면 칼을 뽑고 윗사람을 단두대에 올린다. 그래서 윗사람의 경우에 꼴 보기 싫은 아랫사람을 만났을 때 더 냉정하게 업무적으로 그 사람을 상대하고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물론 마음속 분리수거장에 그 사람을 가져다 두고 분리해 둔 상태로 상대하면 훨씬 편하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준다.
당신이 싫은 티를 내고 약점을 잡고 표현하지 않아도 스스로 포기하고 이직하거나 다른 삶을 찾아 철새처럼 떠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고용주라면 업무성과로 냉정하게 평가해서 자르는 것도 방법이다. 내 회사에서 내가 월급 주는데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곁에 두고 속상해할 필요가 있겠는가?
더 심각하게 힘든 케이스는 바로 공무원 집단이다. 이건 자를 수도 없고 자발적 이직을 바라기도 힘들다. 공무원은 버티면 월급이 매년 호봉으로 오르기에. 그러면 대안이 없나? 아니다.
반대로 그 사람을 성장시키고 도와줘서 더 좋은 부서로 웃으면서 보내주는 것이다. 일단 내가 살고 봐야지 곁에 두고 속상해하면서 매일매일 얼굴 보는 게 더 손해다.
게다가 옆에 싫은 티 내면 괜히 징계받고 스크레치까지 생긴다. 그러니 윗사람이 꼴 보기 싫다면 열심히 도와줘서 더 놓은 곳으로 보내고, 아랫사람이라도 더 잘 챙겨줘서 웃으면서 보내주면 된다. 단 한 가지 공무원 집단은 큰 소속이 변하지 않기에 속마음은 그냥 속에 두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 그냥 형식적으로 잘 포장해서 나랑 분리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면 된다.
아랫사람인데 윗사람이 싫은 경우라면 그 사람과 억지로 친해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차갑게 생각해야만 해야 한다. 어린 사람들은 젊음이 무기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많다고 착각한다. 물론 나이 오십과 삼십은 다르다. 그런데 성격대로 윗사람에게 하거나 싫은 티를 내면 손해 보는 것은 대부분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다.
만약 타당한 이유와 증거를 완벽하게 수집한 경우라면 높은 사람도 보낼 수 있다. 비법은 아니지만 노하우를 짧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아주 얌전하게 생긴 비밀 노트를 산다. 그리고 꼴 보기 싫은 윗사람의 비위 행위를 육하원칙에 근거해서 감정을 배제하고 기록해라. (남에게 주워들은 소리는 되도록 제외한다. 단, 주워듣고 내가 검증했으면 괜찮다)
물론 목격자도 함께 기록하면 좋다.
대부분 내용에는 절대로 시키면 안 되는 부당한 업무지시나, 인격모독과 욕설 등이다. 필사보다 좋은 것은 바로 녹음이다. 요즘 인터넷에 녹음기 볼펜도 저렴하고 성능까지 좋다. 뭐 스마트폰으로 녹음기도 있지만 아주 폐쇄적인 집단은 중요한 회의 때 스마트폰을 밖에 두고 입장하게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원래 작정하고 괴롭히거나 실수하는 상사는 없다. 이 사람들은 아주 예측 불가능한 때와 장소에서 대부분 실수한다.
근데 중요한 것은 그냥 그 사람이 싫다고 녹취하고 데쓰 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누구나 납득이 가능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물론 사람이 사람 싫은데 이유는 없다. 사람이 사람 좋은데 막상 물어보면 큰 이유가 없듯이 말이다. 그래서 그냥 싫은 사람은 분리수거하고 인생에서 치워두는 것이 좋다. 그냥 영원 없이 그 사람을 대하라. 젊다고 이런 사람 피해서 계속 이직하다 보면 나중에 피해 보는 것은 경력도 없이 돌아다니기만 한 자기 자신이다. 명심할 것은 내 눈에 거슬리는 윗사람은 내가 죽기 전까지 계속 나타난다. 어디 가나 그렇다.
이런 읽기 불편한 글을 쓰는 나도 이런 상황에 완벽하게 대처하는 선수는 아니다. 노력하지만 아직도 어렵다. 다행인 것은 2년마다 사람들이 알아서 순환하기 때문에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2년을 참지 못하고 몸이 부서져라. 부딪치고 도망치다가 상처로 피를 철철 흘린 적도 많다. 요즘은 아랫사람들에게 심하게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최대한 무시하려고 한다. 물론 감정은 여전히 상처받는다. 최근에 당한 상처 중 하나는 이랬다.
아랫사람 중 한 명이 갑자기 퇴사를 선언했다. 전혀 그럴 기미가 없던 사람이라서 조금은 놀랐으나, 조직 내 좋지 않은 이슈가 많아서 이해되었다. 그 사람은 내게 와서 퇴사한다고 짧게 보고했다. 나는 응원해 줬다. 나가서도 정말 멋지게 잘할 거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둘 사이에 사적인 감정은 없었다. 같이 지낸 시간도 적고 요즘 문화에서 회식이 많거나 대화를 많이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형식적인 사이였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내 등에 칼질을 했다. 그것도 완벽한 표적으로 삼아서 말이다. 그동안 쌓인 불만을 나로 한정 지어서 공개적인 SNS 모욕적인 발언을 술에 취해서 새벽 3시에 남기고 나간 것이다. 어떤 심정이었냐고? 당장 찾아서 그 친구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욕설을 하고, 총기가 허용된다면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
하지만 대처는 이성적으로 했다. 변호사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했다. 난 대응하지 않았다. 그 친구는 끝까지 나를 표적으로 삼고 직장을 떠났다. 한편으로는 불쌍했다. 물론 그 친구의 발언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들이었다.
소문을 주워서 가공했다. 그래서 난 타격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슴에 상처는 생겼다. 아직 고민 중이긴 하다. 불쌍한 친구를 그냥 둘지 아니면 법적으로 그 친구에게 세상의 참맛을 보여줄지 말이다. 근데 만약 내가 감정적으로 그 상황을 대처했다면 내게 옵션은 사라졌을 것이다. 오히려 그 친구가 만든 가상의 루머가 사실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며 함정에 빠졌을 것이다.
그래서 꼴 보기 싫은 사람이 나타나면 이성적으로 차갑게 생각해야 한다. 우선 냄새나니까 분리 수거장에 버려두고 차분하게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냄새나는 쓸모없는 것을 집 안에 두고 매일 보면서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다시 활용될 가능성이 없는 쓰레기는 분리수거도 필요 없다. 바로 쓰레기로 분류해서 버리면 그만이다.
꼴 보기 싫은 사람을 상대하느라고 보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