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승혁 Oct 30. 2021

만들어진 행복

자본주의 新 질서

1) 세계 경제는 자본주의 게임이다. 더 많은 자본을 가진 국가가 더 강한 힘을 가진다.


 우리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 교과서의 정답과 달리, 정답은 그렇다이다! 금전적 가치가 최우선시되는 자본주의 내에서 만들어진 행복에 한해서라면 말이다.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발전해왔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글로벌 시장 경제이다. 제품의 판매가 단일 국가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 너머 지구촌 전체에서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기존의 기업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크기의 초우량 다국적 기업들이 등장했고, 시장의 대부분을 틀어쥐게 되었다. 이러한 기업들과 자본주의 체제에서 주도권을 가진 서방 선진국들은 금전적 가치가 곧 절대적 가치이고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신 자본주의 질서를 창조해냈다. 이것은 마치 경주 대회라고 할 수 있다. GDP라는 정량적 수치로 국력의 순서가 매겨진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국가는 이 경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밤낮으로 매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경주에서 선두에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국 기업의 더 많은 이윤이다.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한 최고의 방책은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이다. 이 때문에 더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시장의 빈틈을 차지하려고 하며,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1차 세계대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제국주의 열강의 대표주자인 영국과 프랑스는 충분한 시장이 있었다. 타 열강보다 먼저 식민지를 선점하는 데 성공하여, 막대한 부와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독일은 식민지를 거의 가지지 못해, 상품을 수출할 시장이 없어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1914년 사라예보 사건으로 인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를 침공하면서 유럽은 전화에 휩싸였다. 자본과 힘에 대한 열망이 파국을 부른 것이다.


2) 1차 세계대전(The Great War)은 자본과 힘에 대한 끝없는 탐욕이 부른 참상이다. 지성인들을 자처했던 유럽인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벌인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21세기에서는 이러한 극단적인 형태의 파국은 일어나지 않지만,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조용하게 위기 상황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히말라야의 조용한 마을 라다크가 있다. 라다크는 그들만의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며 온전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소박한 마을이었다. 하지만 세계화의 물결은 이 작은 고원 마을까지 집어삼켰다. 과도한 소비와 물질주의적 문화로 무장한 서양 문화가 라다크의 뿌리 깊은 문화를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공기가 탁해지고 실업자가 늘어났으며, GDP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극심한 불안과 우울감을 겪기 시작하였다. 


3) 히말라야 고원의 라다크는 풍족해지며 동시에 불우해졌다.

 우리가 기술을 발전시키는 목적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 덕분에 하루 생활권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아졌고, 편리한 스마트폰을 이용해 여러 장비들을 가지고 수행해야 했던 일을 단 한 가지의 전자기기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원한다면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극도로 편리한 세상에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우울증을 앓는 사회인들의 지속적 증가에 대한 연구 자료가 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지도 않는 이 멋진 신세계에서 사람들이 이전의 사회보다 더 불안함과 슬픔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4) 21세기의 세계는 초 연결 사회이다.

 나는 사람들의 공허하며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이 끝없는 우울이 자본주의 질서로 인한 최우선 가치의 변화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신 질서에는 인간 내면의 성찰이나 자아실현, 참된 가치에 대한 성찰과 그를 이행하려는 노력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철학과 인문학은 경시된다. 인간과 분리할 수 없는 이러한 학문들을 사용할 때는 오직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때뿐이다. 어느 샌가 국가 관료들과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머릿속에 계산기를 넣고 쉴새없이 두들기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정확하고 빠르게, 또 남들이 이득을 얻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수익 모델을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는 우수 계산기 두뇌를 보유한 인간 계산기들이 최고의 엘리트로 대우받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인식되고, 스스로도 열등하다고 믿게 되어 불행함을 느끼게 된다.


  혹자는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비판하는 본인을 보고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명제의 역이 언제나 참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아직까지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 체재는 등장하지 않았다. 마르크스-레닌 주의인 공산주의 사상에서 시행된 사회주의는,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생산 수단의 소유를 국가로 이전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공동 분배한다는, 지나치게 순진하고 이상주의적인 사회주의는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체제였다. 사회주의는 사익 추구로 인한 폐해를 비판하며 등장했다. 하지만 국가가 생산 수단을 소유한다고 해도,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독재자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하나의 거대한 사익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모든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독재자가 등장하여 이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가가 구성되었다. 즉, 우리는 바람직한 사회의 방향을 현재로서는 자본주의 내에서 찾아야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5) 사회주의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순진한 체제였다. 그리고 이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이어 또다른 거대한 비극을 불러왔다.

 이미 자본주의 질서는 정립되었고,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 중 하나인 대한민국은 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서구화 및 시장 확장에 계속해서 열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허나, 그렇다고 자본주의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해 같이 불행해질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 헌법 10조에 명시된 대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비록 물질주의적 가치가 최우선시되는 사회일 지라도, 국가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야한다.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며 선진국이 되기 위한 경제적 조건을 갖추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진보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대한민국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이다. 


6) 국가와 사회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단결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빈곤 국가를 반 세기만에 세계를 이끄는 대표 국가로 발전시켰다. 


Cited Contents

1) Shutterstock

2) Shutterstock

3)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작은 티베트....인도 중국이 60여년간 국경 분쟁 중. 조선일보.

4) Shutterstock

5) 20 Years Since The Fall of the Soviet Union. The Atlantic.

6) 한국형 개발체제로 타오른 한민족 기업 의지…'한강의 기적' 일궜다. 한경경제.

작가의 이전글 해상의 절대군주, 전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