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이치 Jun 03. 2024

마음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페낭의 파란 하늘과 넓은 바다를 보며 드는 생각

평소 같으면 별일 아닌 일들이 유독 더 크게 다가오고, 그 동안 많은 일을 독자적으로 처리하고 성장해왔는데 도 갑자기 일상적인 많은 것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때가 있다. 그럴때 드는 기분은 여유가 없다는 생각. 여유가 없다는 말은 결핍된 모든 상태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재정적으로 궁핍할때도 여유가 없고, 일이 너무 바쁠때도 쉴 여유가 없고. 지금처럼 감정적으로 평온하지 못하고 작은 일에도 화가 나는 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표현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마음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넘치는 통장에서 여유가 생기려나, 바쁜 생활 속에서 마음을 걱정할 일이 없다면 그것도 마음의 여유가 생긴걸까. 차라리 많은 화나는 일과 성가시게 하는 사람들을 포기한다면 마음의 여유가 생길까.


어쨌든,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결국 모든 일에 조급함을 느끼고 불편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을 떠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에 역시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느꼈었다. 이 곳에 오면 나아지겠지, 상황을 바꾸면 분명 뭔가 더 나아질거라고 여겼는데, 사실 마음은 실상 다르지 않다. 아마도 나의 모든 소셜미디어가 아직 한국과 연결되어있어서 기존 생활과 완전히 달라진게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뭐, 핑계처럼 들리긴 하지만 그렇게 뭐든 이유를 찾아보면 그렇다는 거다.


한달 넘게 이곳에 지내면서 그래도 마음의 그릇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되는게 있다. 파란 하늘과 넓은 바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는 하늘을 보는 시간도 적어지고, 어느날 하늘을 보더라도 파란 하늘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곳에선 하늘을 바라보면 언제나 파란 하늘이라는것이 나를 반겨준다. 지금은 우기 이기때문에 오늘 아침에도 비가 한껏 쏟아졌다. 하늘이 뚫린 듯한 폭풍우가 쏟아졌지만 이내, 파란 하늘로 바뀌어 있었다. 


잔뜩 화가 난 하늘이 금새 평화로운 파란색으로 바뀐다. 마음이 하늘을 닮는다면 여유가 좀 생길까. 화가나거나 슬플때 감정에 집중하더라도 이내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들고, 기분이 좋아졌다면 최선을 다해 행복하라는.

내가 멋대로 하늘을 보고 하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꽤 나에게 도움되는 생각이 아닐까싶다.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할것. 말레이시아의 하늘 처럼. 마음의 여유가 없을땐 여유가 없음을 인정하고, 여유가 느껴질땐 최선을 다해 여유를 느낄 것. 


그래 조급해 하지 말자. 이곳에서 한 삶을 살아내려고 뙈양 볕 아래에서도 처자식들을 생각하며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노력의 반도 안 했으면서, 나는 고작 시원한 카페에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카야토스트를 먹으면서 글이나 끄적이고 있으면서. 그러니 오늘도 파란 하늘에 감사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내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