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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치 Jun 14. 2024

페낭 조지타운 거리의 예술가들

나도 한때는 예술을 사랑했었는데

예술가들의 도시라고 하면 어떤 도시들이 떠오르는가? 프랑스의 파리,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혹은 뉴욕 정도로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한때 나도 예술을 사랑하며,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그림을 그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나도 여타 미술대학의 학생들처럼 해외예술을 사랑했고 해외의 예술가의 거리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그러한 예술에 대한 열정은 현생을 살아냄에 앞서 점점 꺼져갔다.


그리고 페낭 조지타운을 걸으면서 예술을 사랑했던 그 기억이 조금씩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사실, 처음에 조지타운의 벽화가 유명하다고 해서 구글링을 좀 해봤을 때는 별로 특별할거 없다고 생각했다, 여타 오래된 도시들이 도시재생이라는 명목으로 가장 먼저 쉽게 하는 일이 벽화를 그려넣는 일이기에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막상 길을 걸으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분위기에 골목 곳곳에 벽화가 색다르다. 모든 벽화에는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실제로 보면 생동감이 느껴지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도 벽화가 말을 거는 기분이다.



조지타운을 거닐며 이 벽화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각기 다른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친 이 작품들은 도시 곳곳에 숨겨져 있어,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벽화마다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면 더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조지타운은 단순히 벽화로만 유명한 곳이 아니다. 유네스코의 등재되어있다는 사실이 방증하듯,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가 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중국, 인도, 이슬람, 유럽 등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형성된 이 도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어떤 골목을 들어서든 색다른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조지타운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다양성에 있다. 영국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벽화와 조화를 이루고, 거기에 과거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물들이 현대적인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탈바꿈됐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의 분위기는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준다. 이러한 영감을 받은 탓인지, 골목골목 예술가들이 차려놓은 카페나 Bar도 볼 수 있다. 그 감각적인 느낌들이 너무 좋다. 


이렇게 나는 점점 페낭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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