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해본 적이 없는 말레이시안 차이니즈의 요리
말레이시아에 사는 중산층 여자들은 집에서 요리를 잘 안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동남아가 그렇듯 밖에서 사먹는게 저렴하기도 하고, 주변 국가에서 일하러온 노동자들 덕에 집에 상주하는 메이드가 꽤 저렴한 편이다. 말레이시안 친구네 부모님도 그렇다. 지금은 60이 넘으시고, 모두 은퇴하셨지만 평생을 요리를 안하고 사셨기 때문에 여전히 매번 밖에서 드시거나, 포장해와서 드시더라.
한국에서도 혼자 살 때는 대부분 사먹는게 일상이긴한데, 그런 일상을 보내면서도 한 편으로는 내 건강이 걱정되기는 했다. 혼자 살면 버리는게 더 많기 때문에 사먹는게 싸기도 하지만. 그래서 나는 한국에 있을때 본가에 내려가면 꼭 엄마한테 엄마밥을 요청했다. 평소에 요리하는걸 매번 싫어하신다 말씀하셔도 한번 시작하면 요리를 무척 잘하시던 엄마였다.
말레이시안 친구네 어머니도 요 근래 요리를 시작하셨다. 밖에서 먹는게 몸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하시기도 했고, 요리에 재미를 붙이신 듯 보였다. 그런데 재밌는건 나의 말레이시안친구와 친구의 아버지는 엄마의 요리를 참 싫어한다 ㅋㅋ 그래서 먹고나면 팩트폭행으로 뭐가 별로고 뭐가 별로고.. 평가를 한다.
한국에서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여자들은 " 그럼 니가 하던지 " 해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먹으라고 할텐데. 어머니는 또 성격이 좋으신탓에 익숙하다면서 요리를 멈추지 않으셨다. ㅎㅎ
내 입맛에는 다 그럭저럭 괜찮았다. 나는 어차피 한국음식 아니고서야 입에 딱히 엄청 잘 맞지 않으니 그럭저럭 먹을만해서 항상 맛있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는데, 다른 가족들은 불평도 하고 나가서 사먹겠다고 말하기도하고 편안함을 가장하여 무례함을 넘을 듯 말듯한 말들을 한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말레이시안 차이니즈의 말투때문인지 나는 그래서 항상 조마조마 하다. 왠지 싸울 것 같은 말투. 근데 또 친구는 그게 일상이니 싸우는게 아니라고 한다. 흠.. 마치 경상도 사람들의 말투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뭐 가끔 맛있을때는 또 맛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긴 하는데.. 아무튼.
어쨌든 오늘은 그래도 그 동안 만들어주신 음식을 찍어둔 사진들로 마무리 :)
비첸향 육포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까르보나라
말레이시안 차이니즈의 음식인 치킨커리와 베이컨 프라이
마지막은 고마운 말레이시안가족들을 위해 태국에서 전달받은 김치와 한국음식 재료들로 김치찌개를 끓여보았다. 그런데 김치찌개 한번 안끓여본 나였기에 엄청 맛있진 않았다 하하 ㅎ ( 이상한 재료를 너무 많이 넣었음 히히 ) 그래도 김치가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