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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업가의 직감이 멈춰 선 곳

1년간 살아보았을때 동남아 시장 중 말레이시아의 강점

by 다이치

여러 사업을 도전하고 스타트업까지 말아먹은 나였지만, 여전히 발동하고 있는 사업가의 직감.

그렇게 지쳐버린 한국을 떠나 푸르른 동남아 말레이시아로 왔고 정신적 휴식을 충분히 누리고 나니, 말레이시아가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이 직감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인구 3천만의 작은 나라가 무슨 경쟁력이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한국도 작은 시장이니까, 나는 당연히 더 넓은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하는 글로벌 전략, 생각보다 꽤 괜찮은 길일지도 모른다.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지내면서 눈 여겨본 시장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 1. 작지만 강한 소비력 – 화교 커뮤니티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나라지만,
그 중에서도 화교(Chinese Malaysian) 분들은 소비력이 정말 강하다.
명품, 프리미엄 브랜드, 건강 관련 소비에 아낌이 없고,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받아들인다.
생각보다 이 ‘타겟’이 강력하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다.
특히, 헬스케어 쪽에서는 한국이랑 금액차이가 안나는데 오히려 한국인보다도 더 거침없이 돈을 쓰고 있는 화교/화인들을 많이 보았다.

� 2. 말레이어 하나로 인도네시아까지
말레이어를 쓰는 나라라고 해서, ‘말레이시아 한정 언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어랑 80~90% 똑같다?
즉, 말레이시아에서 뭔가 콘텐츠를 실험해보면,
바로 옆 나라 2억 인구의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는 거다.

� 3. 무슬림 국가라는 사실이 주는 또 다른 기회
처음엔 무슬림 문화가 나랑 거리감이 있다고 느껴졌는데,
조금씩 배우다 보니 할랄 인증, 금기 소비재, 라마단 시즌 같은
특별한 소비 사이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특히,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0억 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25%에 해당한다. 이는 기독교 다음으로 큰 규모의 종교이자, 할랄 시장 및 이슬람 소비문화에 대한 확장성을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여기서 경험을 쌓으면, 나중에 중동,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다른 무슬림 국가에도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길 수 있겠다 싶더라.

� 4. 영어가 편한 나라, 접근성이 갑자기 확 내려감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말레이시아 사람들 대부분 영어를 정말 잘 쓴다.
현지어 몰라도 식당, 병원, 관공서, 심지어 작은 로컬 비지니스 까지 영어로 거의 다 해결이 된다.

현지 언어로 Localization을 해야하는 다른 동남아에 비해서는 뭔가 ‘외국인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낮은 나라’라는 느낌?

말레이시아는 인구는 적지만, 시장성으로 봤을때 확실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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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 조지타운의 유명한 빵집

짧게 키워드로 정리해 보자면,


1) 화교의 소비력
2) 인도네시아로 확장성
3) 무슬림 종교 타게팅
4) 낮은 언어 진입장벽 (영어)

처음엔 스탑오버 처럼 잠시 스쳐가는 나라였는데,
지내다 보니 점점 더 ‘전략적 포인트’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스쳐 지나가려던 나라가, 그저 마음이 편해서 좋다고 생각했던 이 나라가

이제는 전략적으로 머물러야 할 나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게 요즘 제가 말레이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고, 그래서 앞으로도 한국을 떠나 도피처로서 말레이시아에서 더 머무를 생각이다. 그리고 또, 다음 장소로 싱가포르를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비교해 보았을 때,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의 과부하를 흡수하며 다음 주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직까지 말레이시아만의 제약은 분명 존재하겠지만.


이렇게 우연이 당도한 말레이시아를 탐색하며, 내가 설 위치를 찾아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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