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니엘 Jan 08. 2021

"지방대학교에서의 4년, 21살에 정말 나 망한거야?"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이야기 #2

“사대문” “2호선 라인?”


많이 들은 말이지?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 시절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왔던 말일 꺼야.


멋진 일이지, 남들이 인정하는 학력과

취업 걱정도 많이 줄어들 거고


솔직히 말해 더 많은 기회와,

여러 가능성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시작이지.

그만큼 열심히 고생했던 친구들,

나도 그런 사람들이 여전히 부러울 때가 많아.


아쉽게도(?) 선배는 지방대에 입학했어

지방에 있는 공대생으로.


“입학”은 새로운 시작이 되는 순간이고,

세상의 모든 시작은 축하와

기대를 받아야 하는 순간임에도,


과연 그랬을까?

너희들의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나중에 취업은 된데?”

“전공은 살릴 수 있으려나?”


때로는

자기 숟가락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니까 걱정 마”라는

위로 같지 않은 위로의 말까지,

그 시작의 순간은 참 쉽지 않았어.


스스로 생긴 자괴감,

멋진 명문대에 다니는 친구들이 하염없이 부럽고,

뭔가 21살의 시간부터 인생이 끝난 것 같고,

이 어린 시간부터, 아니 벌써부터 끝난 거면

너무 억울한 거 아닌지,


남들은 소개팅이다 미팅이다

그 술자리마저 즐거울 텐데...



"난 지금 뭐 하고 있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만 같던 시간.

그 너무나 아까웠던 시간을 흘려보냈었어.


남들처럼 시간이 되어 군대에 들어갔지,

어쩌면 쫓기듯이 급하게,

적어도 군대에서의 생활은 잠시 멈춰있을 테니까,


그곳에서는 내가 어떤 일을 하던 적어도

그 시간은 낭비일 것 같지 않았지.


“행복”이란 생각을 하게 됐어,

“돈” “성공” “건강” 사람들이 목적으로 가지는 가치들은

결국 행복을 위한 수단이니까.


모든 사람들

세상의 모든 가치는 그 끝이 없음을 알고있지.


"렇다면 그 끝없는 가치를 쫓다 보면

결국 충분한 행복을 만들 수 없는 것이고,


명문대 지방대든, 흙수저 금수저 

결국 자신의 인생은 부족할 테니까."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거든.

아이들을 보는 부모님의 눈에서,

오지에서 사람들을 살리는 의사 선생님들의 손에서, 

손자 손녀에게 용돈을 주는 할머니의 마음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들은 있고, 지금의 나에게는 없는 게 뭘까?


“만족”이란 의미를 생각한 순간이 바로 이때부터였지


“만족”의 사전적인 의미는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


그럼 과연 어느 정도를 가져야 모자람이 없는 거야?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남에 빌딩이 몇 채 있으면?

멋진 외제차를 타고

매년 몇 번이고 해외여행을 가면서 명품 쇼핑을 즐기면?


과연 정말 그러면 끝인 걸까?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걸까?


어떤 사람들은 기준을 낮추고

삶에 적응하고 사는 것이 만족을 위한 방법이라고 말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건

"자신의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 이라고 말이야.


맞아, 그럴 수도.


우리가 흔히 생각할 때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입으면”

뭐 만족하고 사는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 조금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우리 가족이 능력으로 인해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못해.


그런 순간에서, 

“우리는 한 끼만 먹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하니까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족”과 “자기 합리화”를 동일시하지 았으면

그 두 가지를 헷갈리지도, 

애써 같은 의미로 만들지도 않았으면.


이 두 가지 단어가 같아지는 순간 그

시점부터 내 삶과 시간은 정지된 것이 되어버릴 거니까. 


그럼 정말 “만족”은 도대체 뭘까?


선배는 군생활중에 “검정고시 도우미”로 생활했었어.

일과를 마친뒤,

고졸 졸업장을 받지 못한 친구들의 공부를 도와주고

그 친구들의 전역 전에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였지.


참 열심히 했었고 또 즐거웠어.

동료들은 서슴없이 많은 질문을 했고,

그 질문에 정확한 답을 주기 위해 노력했었어.


결국 시간이 지나고 아쉽게도 모두다는 아니지만,

몇몇의 친구들은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냈어.


너무나 훌륭한 성과이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


하지만,

냉정히 따지고 보면 결국

“고등학교 졸업” 일뿐이지,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 할아버지 시절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간 속에서, 

고등학교 졸업은 그리 대단한 가치가 아닐 수도 있어.


그 친구들은 어땠을까?

뭐 고등학교 졸업일 뿐인데 하면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넘기고 말았을까?

아니었어, 너무나 밝은 표정으로 전역 때까지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지낼 수 있었지.


선배는 이게 바로 “행복”이라 확신할 수 있었어.

우연찮은 계기로 중요한 정답을 얻은 느낌.


바로 행복에 있어서  “만족”이 가지는 의미였지.


만족이라는 건 어떤 재화나 가치가 충족되었을 때가 아닌,


자신의 삶이 그리고 스스로의 가치가 한 발자국 발전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충분함”이었던 거였지.


지금 당장에 내가 금수저라도 흙수저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야.

아니 그것과는 아예 개념 자체가 다른 거야.


오늘 사는 내가 내일이 더 나은 삶일 수 있다면 그 자체는 나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것이고,

그 만족은 너의 인생의 행복이 될 거라는 사실이야.


그때부터 며칠 후 나는 전역을 하게 되었고, 사회로 돌아온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여전히 자괴감에 빠져 살아왔을까?


아니야 지금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생각하고,

또 있을 아니, 내일 다시 시작될 나의 행복을 위해 한걸음을 걷기 위한 준비를 했지.

결국 오늘과는 다른 조금 더 걸어 나간 나 자신의 모습에서 만족을 찾으려 했고


"그 시간들은 행복이 되었지"



매일 한걸음 걸어 나가는 건 쉽지 않아.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보다는 비교할 수 없는 하루가 아닐까?

 

"참 해볼 만한 세상인 거 같아 행복은 네가 어떤 사람이든 그 제한이 없으니까"

이전 01화 프롤로그 _ "지금 세상을 만날 준비를 하는 당신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