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이야기 #6 _ 부산 촌놈의 교환학생기 3편
타국에서는 1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대학생활중에,
따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 학업을 유지하면서의 1년.
너무나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흔하지도, 또 쉽게 얻어지는 시간도 아니기에,
이 시간을 그저 "공부"만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고 싶진 않았어.
여름, 겨울 방학 그리고 공휴일이 끼여, 며칠간의 여유가 있는 날이면,
교환학생 친구들과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는 계획을 세웠지.
미국이란 나라가 참 궁금했거든
그저 여기까지 와서 1년간의 시간을 보냈는데
가능한 여러 곳을 다녀보고 돌아가야지 하는 그저 여행을 위한 목적이었어.
여행이라는 건 뭘까?
"여행은 먹고 즐기는 게 아니라 인생의 목표를 찾고 내 삶을 반성하고..."
"철저한 목적과, 배우고 온다는 생각으로..."
"어디 마음 답답해서 여행이나 하겠어?"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여행이 아니라,
그냥 기대만을 마음에 품었지, 설레는 일이니까.
20시간 이상의 운전, 나름 국내선이지만 5시간이 넘어가는 비행.
"참 넓다"
너무 가벼워 보이지만,
너무나 솔직한 첫 느낌였어.
그리고 따라오는 여러 생각들.
"저 넓은 땅에 뭘 할 수 있을까?"
"사람들도 너무나 많을 텐데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저 지평선 뒤엔 뭐가 있으려나?"
"참 넓다"라는 느낌은 무수한 생각들을 따라오게 만들었지,
빌딩 숲에서, 대학과 취업만 바라보고 아등바등 살아온 우리가
"과연 저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나?"
넓은 세상을 보세요, 꿈은 크게 가지세요.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지만
"얼마나 커야만 넓은 건지, 어느 정도의 꿈을 꿔야 큰 건지"
우리는 큰 생각이란 단어에 갇힌, 너무나 작은 테두리 안에 있으면서
그것을 높은 이상과 넓은 세상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지.
여행이 가져다준 느낌은 수많은 생각을 만들었고,
그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
물론 "여행은 여행이지"
맛있는 걸 먹고 맛집과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가격과 할인을 받는 법을 말하는 기행기가 더욱 값지고 의미 있을 수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여행이 가져다준 선물은
맛있는 음식도, 멋진 관광지도 아닌,
어느 순간 부서진 "생각의 테두리"였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너에게,
여행은 "쉼"이 되어줄 거야
하지만 가끔은 "현실이 되길 기도하는 몽상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을지도 몰라"
너무나 설레는 일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