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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Jan 25. 2021

"안녕하세요 대한민국입니다."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이야기 #7 _ 부산 촌놈의 교환학생기 4편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 일까?"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나에게,


"네가 태어난 나라도 잘 몰라?"라는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지만,

타국에서의 대한민국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오게 된 것과 동일하게,


이곳에서도 한국으로, 또 전 세계로 교환학생을 떠나는 친구들이 있었지. 

그런 친구들을 위해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또 그 나라의 학업과 생활에 대해 질문하고, 

이미 교환학생을 마친 친구들에게 교환학생의 경험을 나누는, "교환학생 설명회"가 시작되었지. 


감사하게도 나는 그 설명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미국의 친구들에게 "대한민국의 대학생활"을 설명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어. 


옆자리에는, 이미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쳤던 미국 친구도 함께.


"과연 우리나라로 교환학생을 오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있을까?"

"다른 나라는 북적북적한데 우리나라를 궁금해하는 친구는 없으면 어쩌지?"라는

기대와 걱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야. 



어땠을까?

문이 열렸을 때 대한민국의 자리를 찾아주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어. 


그런데 한두 명씩, 친구들이 자리를 함께했고

좋았던 분위기 속에서 더욱더 많은 친구들이 자리에 찾아와 주었지. 


그럼 그 친구들은 어떤 질문을 했을까?


"한글을 하나도 모르는데 교환학생을 가도 괜찮을까요?"

"위험하지는 않나요? 한국 생활에 돈은 얼마나 들까요?" 등등등등등.



나중에는 친절히 모든 질문에 대답해 주기가 힘들 만큼 

"어떻게 이렇게도 우리나라에 궁금한 게 많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 


그렇게 무사히 교환학생 설명회를 마쳤고,

그해에도 여러 친구들이 대한민국으로의 교환학생을 떠난 것을 알 수 있었어. 


정말 뿌듯한 일이었지. 


"한국에서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랄게요!"




"우르릉 쾅쾅! 비상상황입니다. 지하실로 대피하세요!"


전쟁이라도 난 줄, 모든 학생들은 도서관 지하실로 대피했어. 


"무슨 일이야?"

"아 토네이도가 지나간다네? 지상에 있으면 위험한데, 곧 끝날 것 같긴 해"


토네이도? 토네.. 이도?

말로만 듣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그거?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경고방송과 침착한 대처로,

모든 학생들과 주변 지역에 사시는 모든 분들의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 


혹시 "Habitat"라고 알까?

일종의 국제적인 자원봉사 단체인데, 

도움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많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사는 거주지역에 집을 지어주고

또 피해복구를 하는 일을 진행해. 


"이번 토네이도로 인해, Habitat 자원봉사를 진행할 예정이니, 

관심 있는 학생들은 지원 바랍니다."



선배는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과 Habitat 지원센터로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가입을 마쳤지. 


자원봉사를 할 날짜를 받았고, 그 날짜에 우리 모두는 자원봉사 지역으로 이동했어. 


다행스럽게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토네이도로 인해 집이 부서진 사람들.

여러 곳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가구와 가전제품들.



우리 모두는 서두르기 시작했어.

못쓰게 된 폐기물을 치우고, 부서진 집을 수리하고.



"어디서 왔어? 도와줘서 고마워"

나이 드신 한 할머니의 인사에 갑자기 덩그러니 생각에 잠겼어. 


"저희 한국에서 왔어요." 


경험하지도 또 그 시대를 자세히 알지도 모르지만.

많은 도움을 받았고, 

토네이도는 없지만 그 보다 더 힘들었던 전쟁과 기아 그리고 빈곤에 허덕였던

우리나라였으니까. 


너무나 작고 어쩌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지금 우리가, 아니 대한민국에서 온 우리가 이곳에서 도움을 드릴수 있구나.


한참 동안의 봉사활동은 많은 생각과 따뜻함을 가슴에 담아주었어.


"도울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합니다."   




"Window of World"


어떤 행사의 이름이야, 어떤 내용일 거 같아?


지역사회 분들을 초청해서 교환학생들이 각자의 나라에 대한 설명을 하고,

문화와 언어 그리고 여행과 유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교환학생 박람회" 같은 거야.


"우리나라의 어떤 것을 설명하는 게 좋을까?"

이왕이면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멋진 나라인데.


"대한민국으로 놀러 오세요!!"



한복 입어보기, 제기차기 시합, 한글로 쓴 책갈피 만들어 주기.

여러 주제와 체험을 준비했고,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이 함께해 주었지. 


이미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미국 친구들은

"대한민국"이라는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응원해줬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친구들, 

어떻게든 더 높은 등수를 차지하기 위해 제기를 차던 친구들. 


뿌듯하고,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보다는 잘해야 되겠다는 경쟁도 생겼던 게 사실이야. 


주변을 돌아봤지. 중동에서 온 친구들, 유럽에서 또 같은 아시아권에서 온 친구들.



"어 저기는 뭐가 있을까? 가보자!"

"저 옷 입어봐야지, 어! 나 저 음식 궁금해"


그냥 "어떤 걸 준비했지? 둘러봐야겠다."정도로 시작된 작은 관심은,

모든 나라가 즐겁고 신기하고 


"이건 우리나라랑 똑같네? 와 너희 나라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모든 나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가득 찾지. 



한강의 기적, K-POP, 음식 문화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한복과 전통 양식들.

"우리나라가 최고야"라고 생각했던 나의 시선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시간이었어. 


모든 나라와 민족, 그 나라가 선진국이든, 또 아직은 개발이 필요한 나라이든.

자신의 나라가 가진 특징이 있고 또 자랑이 있고.


그런 특징은 "우수성"으로 평가될 수 없는, 아니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는 방식, 그리고 자연과 환경에 맞추어져 살아가고 있는,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할 "그들이 걸어온 길".


만약, 먼 곳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기회가 생길 때면,


아니 어쩌면 지금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때면,

조금은 생각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우리 대한민국은 멋진 나라입니다!"를 


아주 조금만 바꿔서. 


"당신의 나라가 멋진 것처럼, 우리 대한민국도 참 멋진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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