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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Feb 02. 2021

"남들 하는 만큼만"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이야기 #9

"남들 하는 만큼만 커줬으면 좋겠어요."


내심 남들보다 훨씬 뛰어나길 바라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말하기에는 조금 민망하고,



아주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남들보다 뒤처지지만 않았으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우리 부모님들의 진담 반, 농담 반.


이제 대학교 졸업까지 9개월이 남은

그 이후에는 "취업재수생"이던 "직장인"이던

"학생"과는 다르게 불리게 될 나의 신분.



너무나 많은 정보 속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된 글.


"저기 입사하려면 최소한 몇 점은 돼야 된데"

"무슨 자격증은 필수라던데!"

"몇 등급 이상 아니면, 자소서 읽지도 않는데.."


그 뒤에 시작된 


"추려내기"


어렵거나 힘든 걸 골라내는 게 아니라,


"정말 내가 할 수 없는 불가능들 골라내기."


와 전혀 관련이 없는 학과에서 몇 년 이상 공부해야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나, 

무지 6개월 안에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생전 처음 보는 외국어 자격증 등등..


그렇게 추려진,


불가능하지도 않고, 남들이 다 가지고 있다는,


예전 부모님의 말씀 "남들 하는 만큼만"에

딱 맞아떨어지는 


"Basic Spec"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토익 몇 점. 학점 몇 점. 스피킹 몇 등급 등의


우선은 그것부터

"적어도 그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러기 위해 먼저 준비해 둬야 할 것


"학사 일정 맞춰두기"



4학년 마지막 학기를, 학점 관리를 위해 여러 재수강과 

그동안 이수하지 않은 전공 학점들로 가득하다면,


"그 학과 공부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테니까."



조금은 미리 준비해서 마지막 학기에는,

나의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하는 시간 가지기. 


이쯤 되면 친구에게서 인터넷에서

어떻게 내가 취준생이 된 걸 알았는지 모르는 

인스타에서 또 페이스북에서.


"토익 단기 완성기!!"

"100일 완성, 목표 실패 시 전액 환급!!"


"저기가 좋데!"

"이번에 어떤 책이 나왔는데 한방이래"


가장 생각해야 할 일은, 저런 말들이 아닌,


"중심잡기"


여러 학원과 여러 서적을 전전한 많은 사람들을 봐왔고,

결국은 어떤 과정을 하더라도, 앞부분 2~3강에서 끝나는. 

아니 또 다른 것으로 바뀌는 습관성 도돌이표.


저런 Basic Spec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과정, 여러 번의 반복" 



"스펙이 뭐가 중요해요? 그걸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잖아요"


"응 맞아, 너의 의견에 완벽히 동의해"


아쉽게도 회사, 네가 가고 싶어 할 곳은


너라는 사람과 일 년간, 또는 몇 년간 생활을 해본 뒤에

너의 잠재력과 너의 능력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통해서


너의 입사를 결정하지 않아. 


물론 "인턴"이라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그 인턴 역시 거의 입사하기와 마찬가지의 일이지. 


회사도 그걸 알아. 

너무나 흔한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스펙"이 아닌,


"뭔가 특별한 사람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회사는 너의 특별함을 나타내어줄, "공식적인 문서"를 요구하지.


그래야 짧디 짧은 입사지원 기간에 안에 

많은 지원자들이 가진 각각의 특별함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바로 "자기소개서"와 "Weapon Spec"이야.



Basic Spec과는 달리, 

Weapon Spec의 준비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필요해. 


"인과 관계에 따른, 퍼즐 맞추기"


"그 퍼즐의 결과를 수치나, 공식적인 문서로 만들어 내기"



자기소개서의 두 가지 상황을 제시해 볼게.


"지원한 업무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잘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과 함께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또는


"지원한 업무에 대한 관심이 많아, 공부하던 중

 이 업무를 위해서는 외국어 작문 능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영어 Writing 공부 및 시험에 응시하여 몇 등급 이상을 취득하였습니다."


물론 Writing 등급이, 아주 낮더라도

웬만한 Basic Skill의 점수보다 

회사는 너에게 더 큰 흥미와 기대를 가지게 될 것이라 확신해.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자.


"건축의 목적은 건물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에

그 의미와 가슴에 품고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해 나갈 것입니다."


이거나


"건축의 목적은 건물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에,

Habitat라는 집을 짓는 봉사활동 단체에서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있어 집이 가진 의미를 알아가고 그 가치를 높이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첨부파일"에 붙은 공식적인 문서인 "봉사활동 확인서" 


모든 사람들의 바람처럼, 

너의 모든 것들을 다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도.


적어도 영어 몇 점, 학점 몇 점 등의 Basic Spec 보다는,


"너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되어주지 않을까?"


Basic Spec과 Weapon Spec의 적절한 균형을 맞춰서. 


오늘부터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바람에, 나의 현실을 약간만 더해서.


"남들 하는 만큼에,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 되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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