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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노 Oct 30. 2022

성냥팔이 소녀의 비극

성냥회사는 백린의 위험성을 숨겼다.

백린의 정체를 아는 사람들

화학을 잘 아는 영국 성냥회사의 경영진들은 백린이 독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린의 독성으로 성냥 제조 소녀들이 인턱이란 병에 걸렸단 사실은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인턱 증상을 막기 위해 생산 공정을 바꾸면 백린 성냥의 제조비용이 늘어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어난 제조비용 때문에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외국의 경쟁 회사가 더 많은 돈을 벌 것이 분명했습니다. 백린 성냥 산업을 성장시키며 성냥 시장의 왕좌에 오른 영국의 성냥회사는 겨우 얻어낸 왕좌를 내려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진실을 숨긴 성냥회사

성냥회사 경영진들은 독성물질 문제를 숨기기로 결정합니다. 어차피 화학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백린이 위험하다는 사실도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성냥회사의 경영진들만 입을 다문다면 이런 무시무시한 비밀은 밝혀질리 없었습니다. 그런데 로린저의 등장으로 성냥이 조금씩 위험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독성물질 문제를 계속 감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결국 답을 찾았습니다.


버림받은 성냥제조 소녀(Match girl)

영국의 성냥회사 경영진들은 이번에도 “효율적"인 해법을 찾아냈습니다. 그것은 인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소녀를 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성냥을 만드는 소녀의 얼굴색이 변하거나, 이빨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할 경우 그 소녀는 회사에서 해고당했습니다. 해고당한 성냥 제조 소녀(Match girl)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성냥회사는 퇴직금으로 많은 백린 성냥을 챙겨주었습니다. 그동안 성냥을 많이 만들어봤으니 이제 사회에 나가서 성냥을 팔아서 돈을 벌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성냥공장에서 해고당한 소녀들은 졸지에 성냥팔이 소녀(Match girl)가 되었습니다.

성냥팔이 소녀(Match girl)들은 성냥을 팔며 열심히 일했지만, 이번엔 몸이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이미 백린에 중독되어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소녀들이 인턱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써서 생활고에 빠졌고, 심하게 중독된 소녀는 간이 손상되어 죽게 되었습니다.

성냥을 팔다가 생활고로 죽는 소녀들의 소문이 유럽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살길이 바빠 성냥팔이 소녀들의 비극을 외면했지만, 이런 사실에 분노한 한 동화 작가가 있었습니다.


성냥팔이 소녀(Little match girl)의 비극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Hans Christian Andersen, 1805 ~ 1875)


『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의 성공으로 유명 작가가 된 안데르센은 성냥팔이 소녀들의 비극적 운명을 사람들이 깨닫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성냥팔이 소녀(Little Match Girl) 』를 구상하기 시작합니다.


비극적 소설 vs 잔인한 현실

『성냥팔이 소녀(Little Match Girl) 』에는 현실에 존재하는 모순적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가난에 고통받는 소녀들이 성냥에 관련된 일을 한다는 것, 성냥에서 희망을 얻었다는 것, 성냥이 소녀를 죽음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 그러나 소녀는 자신의 죽음을 몰랐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작품보다 잔인합니다. 성냥 회사는 백린의 독성으로 죽어가는 소녀들에게 백린성냥을 팔라며 내쫓았기 때문입니다. 성냥 제조소녀는 성냥팔이 소녀가 되어 영문도 모른채 죽었습니다.


변하기 시작한 유럽사람들

안데르센이 1845년 12월 단편 소설 『성냥팔이 소녀(Little Match Girl) 』를 출간하자 유럽사람들은 충격에 빠집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비참한 운명을 보고 성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안데르센이 성냥팔이 소녀의 비참한 운명을 고발하기 전에 이미 세상을 변화시키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안전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성냥팔이 소녀들의 죽음을 막을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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