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학자의 실수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다.
욘스 야콥 베르셀리우스(Jöns Jacob Berzelius)는 "스웨덴 화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대(大) 화학자입니다. 대화학자의 칭호를 받게 된 것은 베르셀리우스가 로버트 보일, 존 돌턴, 앙투안 라부아지에와 함께 현대 화학을 만든 창시자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베르셀리우스는 일정 성분비 법칙, 원소 표기법, 새로운 원소의 발견, 화학용어 정립에 기여하여 현대 화학의 기틀을 잡았습니다. 베르셀리우스는 동소체(Allotropoes)라는 화학 용어를 정립했는데, 이를 통해 인류는 안전 성냥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르셀리우스는 대체 어떻게 이런 대단한 발견을 할 수 있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엄청난 업적은 실수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신기한 물질 인(P)의 성질을 연구하던 중 일어난 실수에서 말이죠.
옛날부터 사람들은 공동묘지에서 발견되는 도깨비불을 유령이 만드는 빛으로 여기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도깨비불은 유령이 아니라 인(Phosphorus)이 만드는 빛이었습니다. 기체 상태의 인은 어두운 곳에서 초록색 빛을 내기 때문입니다.
대화학자 베르셀리우스도 인이 내는 빛에 호기심을 가지고 인의 성질을 연구했습니다. 실험실에 암막 커튼을 쳐 어둡게 만들고, 유리병에 밀봉된 백린(white phosphorus)이 내는 빛을 관찰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어느날 커튼을 치는걸 잊고 외출하는 실수를 저지른 베르셀리우스는 실험실에 돌아와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인이 내는 빛이 사라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귀신이 왔다간 것처럼 유리병에는 백린이 아니라 이상한 붉은색 물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백린이 변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베르셀리우스는 자신의 실수를 다시 되짚었습니다. 커튼을 치지 않고 나갔기 때문에 백린은 태양의 자외선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태양의 자외선은 백린의 성질을 바꿨습니다. 인의 색상을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바꾼것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이 물질은 인이었습니다.
그는 붉은색 물질의 이름을 적린(Red phosphorus)이라 불렀습니다. 신기하게도 백린과 적린은 모두 똑같은 원소 인(P)으로 구성되었지만, 색깔 뿐만 아니라 화학적 성질도 달랐습니다. 베르셀리우스는 이런 인의 변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동소체(Allotropoes)라는 개념을 만듭니다.
실수에 대한 분석을 마친 베르셀리우스는 동소체 가설을 주장합니다.
"백린을 장기간 빛에 노출하면 적린이 되는데, 적린은 백린의 동소 변형이지만 인이 다른 물질과 결합한 화합물이 아니다."
그리고 '가변성(variability)'을 뜻하는 그리스어 άλλοτροπἱ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Allotropes(동소체)란 이름으로 적린과 백린을 표현합니다. 그의 영향을 받은 현대 화학자들은 동소체(Allotropes)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죠.
한 종류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원자의 배열 상태나 결합 방법이 달라서, 성질이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로 존재할 때, 이 여러 형태를 동소체(allotropy)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런데 백린과 적린은 왜 같은 인(P)인데 다른 성질을 가지는 걸까요? 그것은 매우 작은 세계에서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자외선에 노출된 백린에게 일어난 일을 보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