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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노 Oct 30. 2022

희생자를 구할 안전 성냥

동소체 적린으로 모두가 안전한 성냥을 발명하다.

안전성냥을 발명한 화학자


에릭 파슈 (1788~1862)

구스타프 에릭 파슈(Gustaf Erik Pasch)는 안전성냥을 발명한 스웨덴의 화학자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대 화학자 베르셀리우스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에릭 파슈는 스승이 발견한 적린으로 어떻게 성냥을 만들까 고민했고 그 해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적린을 성냥 머리가 아닌 타격면에 바르는 것이었습니다. 에릭 파슈는 1844년 스웨덴에서 특허를 확보했고 자신이 발명한 안전성냥이 성냥팔이 소녀들의 인턱 증상을 없애주리라 기대했습니다. 대체 왜 적린으로 만든 성냥이 인턱 증상을 없앨 수 있었을까요? 백린과 똑같은 인(P)으로 만든 것인데 말입니다.


적린 성냥vs백린 성냥

백린은 육방정계(HCP)의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백린의 결정구조는 백린이 높은 반응성을 지니게끔 만들었습니다. 높은 반응성은 낮은 녹는점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응성이 큰 백린은 공기의 산소 분자와 접촉하면 스스로 불이 붙을 수 있었습니다. 불이 잘 붙고, 타는 냄새가 적은 백린성냥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성냥이었습니다. 높은 반응성으로 좋은 성냥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백린의 높은 반응성독성을 만들었습니다. 성냥 공장에서 끊임없이 백린에 노출된 소녀들은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백린에 중독된 소녀들은 인턱으로 턱뼈가 빠지거나, 간이 손상되어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백린 성냥은 성냥팔이 소녀를 죽이는 성냥이 된 것입니다.


적린은 비정질의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적린의 결정구조는 적린이 낮은 반응성을 가지게끔 만들었습니다. 낮은 반응성은 높은 녹는점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응성이 낮은 적린은 성냥과 타격면이 서로 마찰할 때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을 수 있었습니다. 파슈는 낮은 반응성에도 성냥이 불이 붙을 수 있는 안전성냥을 개발했고, 적린으로도 성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적린은 낮은 반응성으로 독성이 없었습니다. 적린의 무독성 덕분에 성냥팔이 소녀는 안전했습니다. 성냥공장에서 아무리 많이 적린을 만지더라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낮은 반응성은 아무에게도 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비싼 안전성냥

사실 에릭 파슈의 발명은 바보같은 일이었습니다. 적린으로 만든 안전성냥은 상업성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적린을 만들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습니다. 백린 증기를 햇빛에 오랫동안 노출시켜야 적린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햇빛이 매일 비치치 않는 날도 있었고, 햇빛이 약해지는 겨울에는 며칠동안 햇빛을 쬐야 적린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적린을 손쉽게 구하기란 매우 힘들었습니다. 당연히 안전성냥은 백린성냥에 비해 훨씬 비쌌습니다.

안전 성냥은 시장에 나와 판매되는 제품이 될 수 없었고, 소수의 과학자들만 실험실에서 사용할 만한 물건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너무 비싼 안전성냥을 쓸 수 없었고 여전히 시장에서 백린성냥을 사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백린에 중독되 괴로워하는 성냥팔이 소녀들도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학자들이 돈이 안되는 연구를 진행하자, 안전성냥의 상업성을 높일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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