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돈 안되는 가설을 연구하자, 혁신이 탄생하다.
안톤 슈뢰터 폰 크리스텔리(Anton Schrötter von Kristelli)는 오스트리아의 화학자입니다. 크리스텔리는 적린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냅니다. 1845년부터 인(P)에 대한 베르셀리우스의 동소체 가설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 덕분이죠. 베르셀리우스가 이야기한 동소체 개념은 당시 화학계에서 널리 인정받아 쓰이던 과학기술이 아니고, 틀릴지도 모르는 가설이었습니다. 그런 동소체 가설을 연구하는 건 당장 돈이 될만한 연구활동이 아니었죠. 그러나 슈뢰터는 동소체 가설을 증명하고자 도전합니다.
슈뢰터는 백린을 진공에서 어떠한 물질과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가열한다면, 베르셀리우스의 가설을 확인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백린을 진공상태에서 약 300도의 온도로 가열합니다. 그러자 백린이 적린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백린과 적린이 동소체 관계라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슈뢰터의 실험결과는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확인한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슈뢰터는 적린의 새로운 생성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가열법입니다. 백린을 진공상태에서 약 300도 정도의 온도로 가열하면 적린으로 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베르셀리우스의 방법은 자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햇빛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슈뢰터의 방법은 백린을 가열할 석탄만 있으면 문제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가열하여 만들어진 적린을 슈뢰터 인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슈뢰터의 가열법은 적린 생산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고, 적린 성냥의 제조비용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제, 안전성냥을 만드는 공장이 필요했습니다. 슈뢰터의 연구결과를 알게된 스웨덴 기업가는 인생을 건 모험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