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 나라가 망할 뻔한 이야기
과학 무기와 민중의 저항의지로 극복하다.
다소 과격한 표현을 빌리면, 우리나라는 한번 죽었던 나라이다. 우리나라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는 일본이다. 1910년, 조선은 일본에 의해 죽었다.
사실 일본은 계속 우리나라를 노리고 있었다. 임진왜란을 벌여 조선을 점령하려고 했고, 구한말에는 대한제국을 점령하여 한일병합 과정을 진행했다. 임진왜란 시기에 일본은 23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구한말 일본은 300명가량의 군사만으로 대한제국을 점령할 수 있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구한말에는 우리를 상대적으로 쉽게 점령할 수 있었을까?
바로 과학 기술력의 차이 때문이었다. 임진왜란 시기, 일본과 조선의 과학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구한말은 달랐다. 대한제국은 과학의 힘을 몰랐지만, 일본은 발전된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제국을 점령할 수 있었다.
임진왜란 이야기
임진왜란은 패배할 요소가 많았던 전쟁이었다. 첫째, 조선의 지도부는 무능했다. 선조는 영토와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갔다. 일본군의 진격을 막아야 할 장군들은 군대를 버리고 피신했다. 일본군이 침략하자 진주를 지키는 임무를 받은 진주목사 이경은 지리산으로 도망쳤다. 둘째, 일본에 비해 군사력이 약했다. 조선군은 일본군에 비해 수가 적었다. 임진왜란 동안 조선은 18만 명을, 일본은 47만 명을 동원했다. 또한 일본은 전국시대를 평정하며 조선에 비해 많은 전쟁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은 우리가 승리한 전쟁이다. 임진왜란의 승리를 도운 요소는 2가지였다. 첫 번째는 조선군의 우수한 과학 무기였다. 조선의 거북선은 강력한 화력으로 일본 해군을 바다에서 쓰러뜨렸다. 신기전은 강력한 화력으로 일본 육군의 진격을 막았다. 두 번째는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였다. 약한 조선군 안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이순신은 바다에서 일본군을 쓰러뜨렸고, 김시민은 진주성에서 일본군의 진격을 막았다. 이들은 조선이 가진 과학 무기로 일본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의병들은 수가 적었지만 자기 고을의 지리를 잘 알아 일본군이 쉽게 진격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임진왜란의 전개과정
전쟁 초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친다는 명분(정명 향도: 명나라를 정벌할 것이니 조선은 일본에 복종하고 명나라 공격에 앞장서라)으로 조선을 침략한다. 침략하는 일본군에 대비하지 못한 조선군은 패하고, 선조는 피난을 간다. 일본의 계획은 조선을 빠르게 점령하고 명나라를 침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조선의 왕인 선조가 재빠르게 피난을 간 것이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선조가 일본군에 잡혀 패배를 선언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선조가 피난 간 한반도에서 일본군은 전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전쟁 중기
일본군은 한반도에서 불굴의 의지를 가진 장군들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을 상대로 싸워야 했다. 김시민은 진주성에서 5배나 많은 일본군을 막아냈다. 이순신은 한산도 앞바다에서 일본 함대의 절반을 침몰시켜, 일본 해군의 서해안 진출을 막아냈다. 조선 민중의 저항은 의병의 형태로 나타났다. 의병들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으며 2만 6000명에 달했다. 의병들은 일본군에 비해 숫자가 적었지만, 자기 고을을 잘 이해하고 적절한 전술을 사용하여 일본군의 진격 속도를 늦췄다. 일본군은 조선을 빠르게 점령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
한편, 명나라는 선조의 요청을 받아 지원군을 보냈다. 군대를 보내는 것은 명나라에게도 부담이었지만, 조선을 점령한 일본군과 맞서 싸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명나라의 참전으로 조선을 점령하는 일이 불가능하게 되자 일본은 분노했다. 그러나 다시 전력을 가다듬기 위해 일본은 조선과 명나라에게 휴전을 제안했다.
전쟁 말기
일본은 육지에서 빠르게 진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바다를 통해 서해안으로 진격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바다에서 일본 함대를 보이는 족족 침몰시키던 이순신의 존재였다. 일본은 이순신을 파직시키기 위해 이간질과 속임수를 썼다. 이간질에 걸려든 선조는 이순신을 파직하고 원균을 그 자리에 앉혔다. 이순신이 사라지자 일본은 휴전을 깨고 정유재란을 일으켰다. 원균의 무능한 지휘로 일본은 칠전량에서 조선 함대를 궤멸시켰다. 이후 일본은 서해로 진출해 전라도를 점령하고 피난간 선조를 쫒아가기 시작했다.
이순신은 명량해전에서 13척의 배로 일본 함대 300척의 진격을 막아낸다. 일본 함대는 30척이 침몰했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진도에서 물러난다. 이순신의 존재로 일본은 서해안 진출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즉, 일본이 세운 서해안 진격 계획은 실패하게 된 것이다. 정유재란에서도 일본은 이길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전쟁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일본군은 퇴각하며, 7년간의 전쟁은 일본의 패배로 끝난다.
임진왜란을 통해 본 승리의 과정 : 조상들의 한반도 방어전략
임진왜란 사건을 통해 본 승리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적국(일본)은 승리를 자신하며 한반도를 침략한다.
둘째, 수세에 몰린 지도부는 대피한다. 패전을 인정받고 승전을 고할 지도부가 부재하다.
셋째, 적은 한반도에 발이 묶인다.
넷째,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적국은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다섯째, 적국은 결국 패배한다. 그리고 나라가 망하거나 정권 교체가 일어난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부터, 임진왜란까지 이어져 온 조상들의 승리 공식이다. 침략의 결과가 외세의 멸망이라니 이렇게 무서운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이 무시무시한 승리 공식의 이름을 "조상들의 한반도 방어전략"이라고 해두자.
"조상들의 한반도 방어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외세가 한반도에 발이 묶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임진왜란에서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장군과 의병들로 인해 일본군이 한반도에 발이 묶이게 된다. 여기에 조선의 과학 무기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조선의 과학 무기의 화력은 강력했다. 이는 소수정예의 조선의 명장들이 일본군보다 질적으로 우위에 있도록 도와주었다. 신기전과 화포는 땅에서 일본군의 진격을 막을 수 있었다. 김시민은 진주성에 비축해둔 많은 무기를 사용해 5배나 많은 일본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거북선과 판옥선은 바다에서 일본군의 진격을 막을 수 있었다. 이순신은 거북선과 판옥선을 사용해 일본의 안택선을 침몰시켰다. 뛰어난 장군의 전략과 전술을 조선의 과학 무기가 실현 시켜준 것이다.
한편, 일본군은 전쟁 초기 조선의 수많은 무능한 장군들과 싸워 이겼다. 이순신이나 김시민 같은 뛰어난 장군들은 소수였기에 싸우지 않고 피하면 그만이다. 일본군 입장에서 임진왜란은 빠르게 진격하여 선조를 잡으면 이기는 게임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일본군의 진격이 늦어졌을까? 그것은 민중의 저항 의지 덕분이었다.
조선 민중의 저항 의지는 의병으로 나타났다.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은 전체 규모가 2만 5천 명 정도로 일본군의 숫자에 비해 부족했다. 그러나 의병은 자기 고을의 지형을 잘 이해했고, 적절한 계획을 세워 일본군의 진격을 늦췄다. 때로는 뛰어난 장군들과 합세하여 일본이 성을 점령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일본의 전쟁은 적군의 지도자를 잡으면 끝나기 때문에, 전쟁 과정에서 일반 민중을 학살하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데 조선에서는 모든 민중이 일본의 적이 된 것이다. 일본은 의병을 뿌리 뽑기 위해 조선의 양민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조선 민중의 저항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조선의 과학과 민중의 저항의지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열쇠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제국이 멸망한 구한말에는 "조상들의 한반도 방어전략“이 통했을까? 안타깝게도 구한말에는 통하지 않았고, 대한제국은 망했다. 동학농민운동 과정에서 일어난 우금치 전투 이야기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