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 머뭇거리고
겨울이 머무는 봄
꽃비 흩날리는 봄날
짓누른 짙은 하늘
눈꽃은 춤추고 내팽겨쳐진 피지 못한 봄
어쩌려나, 이 봄
꽃빛 번져야 할 세상
하얀 침묵이 소복소복 내려앉고
고요한 바람마저 멎는다
목련 꽃잎에 포개지는 눈꽃
개나리에 스며드는 눈꽃
벚꽃 가지 소리 없이 쌓이는 눈꽃
스며들듯 멀어지는
계절의 경계를 잃은 채
새하얀 빛 속에 사라진 길
여행이야기와 계절이 느껴지는 짧은 시를 함께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