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하늘이 반짝이더라 …
어디야 지금 뭐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별 보러 가자』 by 적재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낮은 여기저기서 앞다투어 소개하지만, 오키나와 밤의 아름다움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사람들이 만들어낸 불빛으로 멋진 야경을 만들어 낸다면, 여기 오키나와는 밤하늘에 가득 찬 별빛으로 그 아름다움을 뽐냈다.
달과 구름이 사이좋게 모습을 감춘 날이면 우리는 종종 별을 보러 갔다. 밤하늘의 별들은 의외로 집 가까운 곳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집 근처 해변이나 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밤하늘을 보곤 했다. 밤하늘을 눈으로만 즐기긴 아쉬운 날엔 와인잔과 조그마한 스피커도 같이 챙겨 해변으로 떠났다.
아무도 없는 작은 해변에 넓은 돗자리를 펴고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발 밑으로는 찰싹찰싹 소리를 내는 파도가 쉬지 않고 해변을 찾아오고, 조그만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이 모래사장 위로 부드럽게 흘러 해변을 적신다. 선선한 바닷바람도 기다렸다는 듯 우리 몸을 쓱 훑고 지나간다. 와인잔에 담긴 붉은 와인과 밤하늘에 담긴 하얀 별들에 취하던 날. 마치 밤하늘로부터 큰 위로를 받듯이, 가끔은 서로 말도 없이 그렇게 쉬지 않고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누워 있었다.
지금 여기 서울 하늘에서는 별이 두어 개 밖에 안 보인다. 그래도 그 얼마나 반갑던지.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그 별이 그 자리에 있음을 알고 있다. 밤하늘 가득 찬 별들이 그리울 때는 눈을 감고 지난 별보기 여행을 떠올려 본다. 상상 속에서 더욱 많아져 가는 오키나와 밤하늘의 별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오키나와의 밤도 그 낮만큼 아름답다. 구름이 없는 날, 달까지 숨었다면 별을 보러 가자. 오리온 맥주의 Three Stars를 하늘에서도 만날 수 있다.
# 잔파 공원 (Cape Zanpa Park, 残波岬公園). 잔파 등대를 등지고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하늘에 있는 별들이 성큼 다가와 있다.
>> 주소: 675 Uza, Yomitan, Nakagami District
# 만좌모 (Cape Manzamo, 万座毛). 코끼리 바위와 넓은 언덕 위로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다.
>> 주소: Onna, Kunigami District
# 니라이 해변 공원 (Nirai Beach, ニライビーチ). 넓은 잔디밭에 누워 밤하늘을 볼 수 있다. 가끔 박쥐가 나타나도 놀라진 말자.
>> 주소: CP78+C2, Yomitan, Nakagami District
도시랑 먼 만큼 별들이랑 더 가까운 곳. 저녁을 나고쯤에서 해결하고 58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거리가 제법 있는 편이니 왕복 여정을 잘 생각하고 출발할 것.
# 헤도곶 (Cape Hedo, 辺戸岬). 오키나와 최북단. 인공적인 빛들과 더 먼 만큼 별들과 더 가까운 곳이다.
>> 주소: Hedo, Kunigami, Kunigami District
# 카야우치 반타 (Kayauchi Banta, 茅打バンタ). 낮에 가도 좋은 곳. 산속으로 난 길을 조심히 따라 올라가면 차를 대고 하늘을 볼 수 있는 공터가 나온다.
>> 주소: Ginama, Kunigami, Kunigami Distri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