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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갱 Oct 23. 2021

붉은 태양, 황금빛 바다

어디서나 흔한. 어디서도 아름다운.

“천국에 대해서 못 들었나? 그곳엔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어.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본 석양을 이야기할 뿐이야. 물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핏빛으로 변하는 커다란 공... 사람들은 자신이 느꼈던 그 강렬함과 세상을 뒤덮는 바다의 냉기를 논하지...."

- 영화 『Knockin' on Heaven's Door』 중



오키나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장면은 파란 바다 너머로 해가 지던 풍경이다. 저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니! 석양을 보기 위해 특별한 장소를 찾아갈 필요도 없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서, 잠시 걷기 위해 들린 공원에서, 그 누구도 이름 붙여주지 않았을 작은 언덕에서, 학교 주차장 너머에서, 심지어 우리 집 현관 너머에서도. 그 어디서든지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다.



붉은 노을이 번져가는 파란 하늘,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짙은 바다.


"이 풍경이 언젠간 질리게 될까?"

우리는 대답 없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우두커니 지켜보곤 했다.


그 어디서도 아름다운 석양이었지만, 내가 특별히 더 사랑한 곳은 집 근처에 있던 작은 공원이었다. 종종 퇴근길에 잠시 차를 세워 두고 마을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곤 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서로 자리를 다투듯 얽혀있는 하늘이 우리 위로 펼쳐졌고, 멀리 나지막한 집들로부턴 '칙칙'하고 밥 짓는 소리가, 뛰어놀던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마치 들리는 듯했다.


느긋한 오키나와라서 노을도 한걸음 더 천천히 지는걸. 작은 어촌마을에 해가 지고 저녁이 찾아오는 그 풍경과 소리는 아직도 우리 기억에 슬로모션처럼 남아있다.




우리가 사랑한 오키나와 석양 명소


오키나와를 여행 중이라면, 적어도 하루는 잠시 차를 세워 두고 오키나와라서 왠지 더 느리게 지는 듯한 해를 보길 바란다. 어디서든지 아름다운 석양이지만, 우리가 특별히 더 사랑한 오키나와 석양 명소들을 소개한다.


Seranomori Park

세라노모리 공원 (Seranomori Park, セーラの森公園). 그 어떤 관광안내서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 우리 집 근처의 작은 공원이다. 작은 어촌 마을 너머 푸른 바다로 해가 지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다.

>> 주소: (중부) 2056 Namihira, Yomitan, Nakagami District



Yomitan Gala

요미탄 갈라 블루 씨 앞 공원 (Yomitan Gala, Gala 青い海). 석양에 언제나 멋진 사진을 만들어 주던 곳.

>> 주소: (중부) 915 Takashiho, Yomitan, Nakagami District



Sunabe Seawall

스나베 방파제 바닷길 (Miyagi Coast, 宮城海岸).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로 저무는 해가 멋진 풍경을 만든다. 파도가 좋은 날엔 해가 지는 바다에서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이 덧대어 그려진다.

>> 주소: (중부) 8PHV+HJ, Miyagi, Chatan


Zanpa Beach


잔파 해변 (Zanpa Beach, 残波ビーチ). 잔파곶, 잔파해변 둘 다 멋진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 주소: (중부) 1933 Uza, Yomitan, Nakagami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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