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업을 만나다, 수입차 리셉션

알바머신, 잠시 쉬어가다

by chacha

매캐한 기름 냄새와 뜨거운 아스팔트의 열기로 가득했던 여름이 지나자, 나의 주유소 판촉도 마감했다.
불스원샷 판매는 찬 바람이 불자 야외의 한계를 절감했다.

반팔 유니폼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따뜻한 실내의 온기를 찾아 헤매던 나에게, 다음 일터는 뜻밖에도 반짝이는 조명 아래 고요함이 흐르는 수입차 전시장이었다.


‘수입차 리셉션 아르바이트.’
이름만 들어도 어딘가 격식 있고, 전문적인 느낌이 감돌았다.
내 자리, 즉 안내 데스크는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자, 브랜드의 첫인상이 결정되는 장소였다.


복장 규정은 당연히 엄격했다.

나는 면접용으로 큰맘 먹고 샀던 정장을 꺼냈다.
그 옷이 내 미래를 향한 투자였다는 걸 떠올리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인생은 정말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다.


다행히 이번 일터는 주유소처럼 온종일 서 있을 필요가 없었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차분히 사람을 맞이하면 되었다.
가스 주입기로 팔이 뻐근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이곳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일은 놀라울 만큼 단순했다.
손님이 들어오면 일어나 가볍게 인사하고, 방문 기록을 안내한다.
“어떤 음료로 드릴까요?”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내리고, 차를 우려 테이블로 가져다주면 그걸로 끝이었다.


하지만 그 평온함 속에도 작은 폭풍이 있었다.
내가 일하던 시기엔 마침 부품 리콜 사태가 터졌다.
잔뜩 굳은 얼굴로 들어와 격앙된 목소리를 내는 고객들 사이에서, 나는 단지 침착하게 손짓으로 서비스센터 방향을 안내했다.
유리벽 너머로 들려오는 고성과 거친 말들 그 속에서도 나는 폭풍의 눈 한가운데 앉아, 세상의 소란을 바라보는 관찰자 같았다.


조용한 데스크에 앉아 있다 보면, 자연스레 시선은 전시장 안으로 향했다.
그곳엔 또 다른 세계가 있었다.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신입 딜러의 긴장된 눈빛,
고객의 말투 하나로 마음을 읽는 베테랑의 여유.
그들은 단순히 차를 파는 사람이 아니었다.
고객의 삶을 읽고,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인생의 전환점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
그들의 대화는 세일즈가 아니라 관계의 예술에 가까웠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이게 진짜 영업이구나.”
사람에게 지쳐 있던 내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점심은 제공되지 않았지만, 딜러분들은 종종 자신들의 간식을 나눠줬다.
계약을 성사시키고 들어오며 건네는 빵 상자, 상담이 길어져 지쳐 돌아와 툭 던져주는 과자 한 주먹.

작은 나눔 속에서, 나는 그들의 일상과 온기를 느꼈다.


어떤 분야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나는 그 반짝임들을 조용히 마음속에 담았다.
곧 다가올, 모든 것이 낯선 일본 땅에서의 첫 무대에서도 나는 다시 한번 세상의 또 다른 얼굴을 배우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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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