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집집마다 사정이 있지만 우리 집은 고등학생 시절 쫄딱 망해버렸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이 뉴스에 나올 만큼 한 순간에 불에 타버렸고 집안은 드라마에서 보기만 했던 빨간 압류 딱지가 붙기 시작하였다.
불행은 몰아서 온다고 생활비라도 벌어보겠다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어머니가 사고를 당해 장애 판정을 받게 되었다.
중학생이던 남동생은 방황을 하기 시작했고 사춘기 여고생인 나는 한없이 우울해졌다.
혼자 있는 집에 빚쟁이들이 찾아온 날, 급하게 달려온 아버지는 내 앞에서 뺨을 맞았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평범했던 우리 가족은 엉망이 되었다.
그 당시 친구와 놀기 위해 만 원이 필요했지만 펼친 아버지의 지갑에는 오천 원이 있었다.
놀고 싶었기에 나는 그 오천 원을 받아냈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적어진다.
오천 원은 영화 한 편으로 사라졌고 허무함에 영화 내용은 들어오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도 즐겁지 않았기에 그 이후로는 친구들과노는 걸 자제하기 시작하였다.
슬프게도 돈은 누군가에게 너무 빠른 철을 들게 만들었다.
나의 꿈은 소설가였다.
이유는 단순하였다.
글은 공평하니까.
돈이 없어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글을 배우기 위해서 학원이 존재하였고,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들이 존재하였다.
고등학교 3학년 끝 무렵이 되어도 우리 집은 여전히 가난하였다.
스스로 할 수밖에 없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수능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별명 알바머신.
말 그대로 그날 이후 나는 늘 아르바이트를 달고 산다.
아버지의 사업이 안정 되어도, 나의 일이 생겨도, 일본에 살며 결혼을 하고 승진을 해도 아르바이트는 습관이 되어 30대 중반인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바뀐 건 20대의 아르바이트는 생계였지만 이제는 취미라는 점.
30여 개의 이름표를 거치며 울고 웃었던 나의 추억들과 성장들을 이곳에서 하나씩 플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