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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아빠 Mar 09. 2023

자유다!!

육아하며 배우다.


“ㅇㅇ 초등학교에서 알려 드립니다. 입학식은 오전 10시 체육관에서 있습니다. 학부모님께서는…“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했을 때, 이제 초등학생이 되는 거냐고 들떴다. 입학을 앞두고 몇 밤만 자면 학교 갈 수 있느냐고 아우성이었다. 아들은 병설유치원을 졸업했고, 그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거라서, 그동안 형님들(아들 말로)의 학교생활을 쭉 지켜봤기 때문에 기대가 큰 것 같다.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운동장을 공유하고 있어서, 형님들이 체육수업을 하거나 야외활동 수업을 하는 날에는, 먼발치에서 구경만 했을 것이다. 형님들이 무얼 하나 얼마나 궁금했을까. 이제는 구경꾼에서 학생이 되는 것이니 얼마나 흥분이 될까? 그래, 이런 기대와 신나는 마음이면, 적응 잘하겠다 아들!


아들이 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 갈 준비가 된 것 같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 무엇이 더 필요할까? 신나는 마음과 기대감 이면 충분하다. 졸업할 때까지 이 마음 그대로 학교를 다닌다면 소원이 없겠다. 


사실, 아들이 8살이 되었을 때, 가장 신이 난 사람이 나였다. 어딜 가든, 초등학생 미만은 입장 불가라는 딱지를 보면서, 답답했다. 아들과 함께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대부분 초등학생 이상이 되어야 할 수 있었다. 놀이기구, 음악회, 연극장, 영화관, 심지어 노키즈존 카페까지 등장했다. 어쨌든 나이 제한 때문에 자유가 빼앗긴 것 같았다. 초등학생만 돼라! 제발 초등학생만 돼라!!! 주문을 외웠다. 


드디어 2023년이 되었을 때! 자유다!! 


“아들아! 너는 이제 초등학생이라서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졌어!!!”


자유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 전국일주, 자전거 타고 서울여행, 아들과 요리 배우기, 미국이나 유럽 해외여행, 사파리체험, 선교지 방문하기, 스킨스쿠버 배우기, 서핑 배우기, 영국에 승마스쿨 참석하기, 래프팅, 패러글라이딩, 등등 칸이 모자랄 정도다. 누구는 사교육비가 늘고 있다는데, 우리 집은 여가비가 더 들게 생겼다. 여보?! 캠핑장비 업그레이드 해주세요. 목받침 있는 의자로요. 


“이제 좀 편해지겠어요.” 


주변에서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축하 인사를 건넨다. 그동안 아이가  학교에 갔다가 학원도 가니까, 부모가 이제 좀 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니면, 아이가 초등학생쯤 되면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아져서, 편해진다는 말이다. 또 그게 아니면, 초등학생이 되면, 이제 부모를 찾지 않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니까, 놀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또, 뭐가 있을까? 아무튼, 그동안 아이 뒤치다꺼리하다가, 이제 좀 자유로워져서 좋겠다는 축하 인사다.


“네, 자유네요! 아들이랑 즐길 수 있는 게 더 많아져서 좋네요! 

이번 여름에는 아들이랑 래프팅과 패러글라이딩 해보려고요. 신나네요!”


자유다!

아들은 신나게 초등학생이 되었고,

아빠도 신나게 학부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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