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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래 Dec 31. 2023

아침 기도


기도란 무슨 소원을 비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여는 수행이란 걸 겪었던 시절.

혼자 있을수록 함께할 수 있다는 이상야릇한 말뜻.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이 나답게 살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너절한 데서 훨훨 벗어나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그 마음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

성에 차지 않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남이요, 거듭거듭 떨치고 일어남이다.

누가 내 삶을 만들어 줄 것인가. 오로지 내가 내 인생을 한 층 한 층 쌓아 갈 뿐이다.

가져가겠다고 하면 주어 버리는 것으로써 내 일은 끝난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분하다.



이게 다 무슨 이야기인가.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에 나오는 내용 중 내가 밑줄을 그은 문장이다. 아침은 이 문장들을 붙들고 시작한다. 오늘도 내일도 주말도 없이 일주일 내내, 한 달 내내, 그리고 다음 달도 하루도 빠짐없이 강의 준비를 한다. 여러 가지 강의 방법을 실행해 보고 있는데 하나를 깊게 파서 나누는 것보다는(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이 좋지만) 여러 가지를 두루두루 가볍지만 다양한 내용이 들어간 강의를 전체적으로 좋아하시는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올해는 상당히 운이 좋았고 그걸 알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내 삶에 임하고 있다. 오른쪽 눈 밑이 계속해서 떨린다. 어제는 강의 끝나고 엄마, 여동생과 브런치를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곯아떨어졌다. 그리곤 오후 8시부터 눈이 떠지질 않았다. 잘 수 있는 기회만 생기면 무조건 자고 있는데도 피곤함이 가시질 않는다. 이달만 어떻게 더 견뎌보자. 


당장 오전 글쓰기 수업 하나, 잠시 집에 들러 재료 챙겨 다시 학교로~ 누구나 하루의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며 살아간다. 모두들 감긴 눈을 어떻게든 열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시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사실들이 사실은 가장 힘든 거라는 걸 알아가는 시절. 보이는 것 너머에 진실이 숨어 있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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