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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실천 편 20일 차

비우기 20일 차

by 조용해


가방과 액세서리...


어릴 땐 액세서리들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편한 게 좋아서. 얼굴에, 목에, 손에 뭐가 걸그치는 게 귀잖아요. 귀도 뚫었지만 이제는 외출할 때 겨우 구멍을 메우는 수준의 액세서리만 할 뿐 치렁치렁하던 액세서리들은 모두 보석함에 엉켜 있네요. 원석들만 놔두고 버릴려구요.

그때는 이뻤는데 이젠 안 이쁘네요. 그때 옳고 지금은 틀리네 ㅎㅎㅎ 문제는 가짜도 진짜도 아닌 어중간한 크리스털 브랜드인데 이걸 버리는 건 죄짓는 거 같고 이건 조카한테 물어보고 갖겠다면 줘야겠어요. 근데 이모의 취향이 걔한테 통하려나 ㅎㅎㅎ 안 주니만 못한 거면 어쩌죠?


가방도 좀 버려야지 그냥 다 끌어안고 있다고 쓰는 것도 아닌데. 너무 자리만 차지하네요. 나름 이뻐하던 대나무 백 여름에 한 번씩 하면 예뻤는데 한번 옆구리가 터지더니 깔끔했던 테가 사라지고 궁티가… 그래도 신혼여행의 추억이 있어서 버리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버려야겠어요. 안녕.

너무 검정 검정 우중충한 백들도 out. 너무 확 튀는 가방도 out. 예전엔 이쁘게 튀더니 이젠 촌스럽게 튀네… 애궁 서글퍼라. 가방은 조카에게 무리겠죠? 레트로로 어떻게 안되려나?


저는 진주가 왜 이렇게 좋죠? 누군가 진주는 눈물이라고 좋아하지 말라고 하던데…

다른 보석은 그냥 그런데 진주는 그렇게 좋아요. 빛이 정말 오묘하거든요. 그리고 진주 액세서리를 하면 뭔지 저한테 딱 붙는 느낌 메모리폼처럼… 착용하면 변신하여 제게 맞춰지는 느낌.

진주는 어떤 옷에 코디해도 이뻐요. 꼭 블라우스 아니고 셔츠에도 하면 나름 이쁘다니깐요. 이쁘다는 표현으론 부족해요. 뭔가 저랑 교감이 되는 느낌?? 너무 멀리 가네 ㅎㅎㅎ


장롱 깊숙이 철 지난 사진기들은 어째야 할까나? 핸드폰으로 사진 찍기 시작하면서 묵히고 있는 렌즈 아날로그 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렌즈 디지털카메라, 막 쓰는 디지털카메라, 폴라로이드 카메라… 누가 보면 사진이 취미인 줄 알겠어 ㅎㅎㅎ

여보!? 혼자 깔끔한 척은 다 하면서 이것들 다 어쩔 거야!? 놔두라네요. 두면 나중에 다 쓴다고. 과연 그럴까… 일단 두라니 두는 수밖에.


정말 엿 바꿔먹고 싶다. 맞다 예전에는 뻥튀기 아저씨가 이런 골칫거리들을 가져가 주었는데… 그립다. 뻥튀기 아저씨.


가방은 싹 버리지는 못하고 쓰지 않을 거 뻔히 알면서도 기어이 몇 개는 끌어안고 있으려고요. 이놈의 미련… 집착...

신랑의 카메라 집착으로 퉁!!

아이도 레고 만은 포기를 안 하네요. 이제는 조립도 안 하면서 버리지도 못 하게 하는…


‘집착’ 패밀리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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