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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실천 편 19일 차

비우기 19일 차

by 조용해


입춘대길 청소 2탄


태어나 장롱 위 먼지는 오늘 처음 털어 봅니다. 자꾸 재채기가 나서요. 침대 시트도 자주 갈고 먼지도 매일 빨아내서 먼지가 있을 곳이 없는데 멈추지 않는 재채기… 사실은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권하셨는데. 못 들은 척 살았거든요. 하기 싫어서.

그런데 봄이 되니 재채기가 너무 심해서 더 이상 못 들을 척이 안되네요.

월척! 우리 집 먼지는 이곳에 다 모여있었어. 식빵처럼 한 겹 얇게 쌓여 있네요. 누가 보면 눈 온 줄…

먼지 안 나게 살살 걷어 내고 마대로 대충 훌으니 아쉰대로 먼지가 닦이네요.

으… 그동안 이걸 다 먹고살았다고? 우리가? 아이가 기저귀 때면서 사실상 완벽한 청소는 끊었거든요.

그동안은 아이가 바닥이며 가구며 모두 빨아대니까 청소를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었는데 기저귀를 떼고부터는 소홀했죠


ㅎㅎ 기저귀 얘기하니 우리 아이 아기 때 소동 하나 생각나네요.

처음에 기저귀 아래 위도 구분 못해서 어설프던 제가 길이 들어 기저귀를 한 손으로도 척척하던 어느 순간 나는 그렇다 쳐도 아이도 척척 내 요구대로 따라주는 거예요. 그러고 보니!? 어느 날 기저귀를 가는데 아이가 엉덩이를 번쩍 들어주는 거예요. 우연이겠지 하고 다시 해보니 또 엉덩이를 들고 다리를 하늘로 쭉! 안 믿겨서 멀쩡한 기저귀를 풀어서 세 번을 시연해보니 세 번 모두!?

저는 제가 천재를 낳은 줄 알았잖아요. 나중에 육아사이트를 보니 아이들이 다 그런다네요 ㅎㅎ

한동안 저는 온 동네방네 다 소문냈는데… 다행인 건 제 동네방네가 저의 친정과 시댁 정도인 거…

그래도 얼마나 팔불출이라고 생각들하셨을까나 말은 못 하고 ㅎㅎㅎ


장롱 위 먼지 제거를 하고 쓰러져 누웠는데 전등이 눈에 보여요. 저곳에 모기 납골당이…

열어보니 모기 하루살이들이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셨네 요들. ㅎㅎㅎ 그동안 왜 못 봤지? 매일 침대에 누워자는데….


벽에 붙여놓은 침대 헤드 뒤는 어떻고요. 오래 쌓인 먼지에… 저기에 왜 레고 조각이 있을까요 ㅎㅎㅎ 하긴 레고 조각은 우리 집 곳곳에서 나와요. 청소기 털어보면 먼지에 섞여 있는 고체는 거의 레고 조각이라는 거. 방방마다 걸려 있는 시계 위에도 뽀얗게 여지없이 먼지가… 이렇게 저도 모르는 곳에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있었네요 그동안. 이게 돈이면 부자 되겠어요. ㅎㅎ


집안일은 정말 끝이 없어요. 그래서 아줌마 두고 살고 싶었는데 한때는 ㅎㅎㅎ 애잇!

제 친구는 기사 두고 살려고 운전 절대 안 배웠었거든요. 남편감을 만났는데 그는 운전하는 여자 만나려고 운전을 안 배웠데요. ㅋㅋ이런 천생연분 커플 같으니라고! 나중에 느지막이 운전 배우느라고 둘 다 ㅎㅎㅎ


그닥 깨끗하지도 않으면서 먼지 알레르기 있는 건 남들에겐 공공연한 비밀이었거든요. 왠지 좀 재수 없잖아요. 공주과 같고 … 그런데 먼지 알레르기가 맞았나 봐요. 하루 지났지만 좀 덜하네요. 재채기가… 얼굴도 덜 가렵고 … 플라시보인가?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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