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더로 보는 세상
팀장님 괜찮세요? 총괄님 괜찮으시죠? 매니저님 별일 없으시죠? 너드 안색이 안 좋으세요.
최근 부쩍 모두들 내 안부를 묻는 상대의 인사로 시작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인사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지나치는 사람들마다 마음으로 "괜찮아? 요즘은 어때?" 라며 눈인사를 건네곤 한다.
내가 언제 이런 안부를 들으며 살았던가요? 사회생활을 꽤나 일찍 시작했고 크고 작은 일을 수 없이 맡아왔지만 정신적으로 지치고 쇠약해지는 이 피폐함을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오늘은 조금 현타가 크게 왔다.
며칠 전 경비업체 직원과 통화 중에 팀장은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비용 제가 다 지불할 테니 견적서 한부만 보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 총괄님이나 저나 우리 월급쟁이 아닙니까? 아니 그런데 왜 그렇게 까지 하세요?
"팀장님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지금까지 제가 적지 않은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설치 사례를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실내를 완벽하게 설치하셨다는 부분에 대해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무척 까다로운 현장인 부분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저도 인정하는 부분에서 의도치 않은 소통의 오류로 인해 클라이언트가 계약 파기를 이야기하시는데 그간 고생해 주신 수고스러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는 제가 어찌 전달을 받아 계약파기를 이야기합니까. 그냥 추가 비용 온전히 제가 다 지불하고 해결하는 게 제 마음이 덜 다치는 방향 같아요. 몸이 힘든 건 익숙하게 버틸 수 있는데 제가 마음 다치는 건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아서요"
몸이 천근만근 힘들고 고단 한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든 나를 비롯하여 주변의 마음이 더 이상 다치는 상황을 두 번 다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
마음을 더 이상 나누지 않는 것
동전의 앞면과 뒷면 같은 나 스스로를 인지하고 나니 속이 메스껍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상식을 벗어난 풀리지 않는 대화에 가슴 먹먹함을 느껴 현기증이나 쓰러질 것 같던 내가
모든 걸 다 잊고서는 활짝 활짝 거리는 내 모습이 어느 순간 역겹게 느껴졌다. 주인이 돌아올 강아지 마냥 목 빼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
잠시 숨을 돌리고 생각해 보니
그러네 나를 버티게 했던 것이었구나
그런데 나를 버티게 하는 이유로 유지할 수 있을까?
그래서 버티는 게 맞는 걸까 무너져 버리는 게 맞는 걸까?
결국 나는 무너져 버리는 선택을 했다.
어차피, 망각하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