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한 손들기
#짧은 이야기 #라디오 오프닝 멘트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로 보이는 어린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보았다.
씩씩하게 손을 들고 다가오는 차를 똑바로 응시하는 모습이 왠지 멋있게 느껴졌다.
횡단보도 건널 때 손 들고 건넌다는 것을 잊은 지 꽤나 오래되었다.
지금 나이에 손 들고 가는 것이 주변 사람들이 보는게 민망해 보일까 생각하는 건 나만 그런 걸까.
횡단보도 건널 때 손을 드는 이유가
아이들은 키가 작으니까 운전자에게 잘 보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고 했다.
어린이 안전학교 대표를 맡고 계신 한 교수님의 말로는 손을 드는 이유는
'자신이 먼저 갈 테니 멈춰달라'는 뜻이라고 했다.
손도 번쩍 들기보다는 운전자를 보면서 45도 각도로 들어줘야 올바른 자세라는데
전에 배웠는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무척 새롭게 들렸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데
주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 무단횡단도 하고 차가 오든 말든 내가 건너니 알아서 멈춰라는 식의 모습이 많다.
나도 좁은 길목을 건널 때 횡단보도까지 가서 건너기보단 차 없는 게 확인되면 막 건넜었다.
아이들도 손 들고 건너는 모습을 최근 몇 년간 본 기억이 없다.
기본을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는데 정말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 아이를 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