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꾸준함·부지런함·도전의 집합체

by 신푸름

어디선가 종종 거리면서 뛰어온 까치가 주변을 살피다가 도로 위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재빨리 낚아챘다.

그와 동시에 출근하던 나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생각보다 빠르게 달리는 차에 까치가 치일까 불안해하면서 까치가 있는 곳을 힐끔거렸다.


까치는 이런 내 마음을 전혀 알 리 없었다.

겁 없는 까치는 여유롭게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쪼면서 물고 갈 준비를 했다.

나뭇가지가 제법 커서 처음에는 날아오르려다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이내 나뭇가지의 중심 부분을 정확하게 물더니 날아올랐다.


생각보다 큰 나뭇가지라서 무게가 좀 있었을 것이다.

까치는 바로 옆에 서 있던 전봇대 중간에서 잠깐 내려앉아 쉬었다.

그리고 다른 전봇대로 옮겨서 한 번 더 쉬더니 어느새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졌다.


그 까치가 집을 새로 짓는 것인지, 보수하는 것인지는 알 수는 없었다.

내가 본 것은 자기 몸길이만큼 되는 나뭇가지 하나를 옮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까치의 모습이었다.

나뭇가지 여러 개를 한꺼번에 옮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부리에 여러 개를 물고 날아가긴 어려워 보였다.

귀찮더라도 하나씩 옮길 수밖에 없는 까치가 출근하고 업무로 바쁜 와중에 계속 생각났다.




우리가 생각하는 '까지집'이라고 하면 나뭇가지가 얽혀있는 둥그런 모양일 것이다.

까치집은 완제품처럼 처음부터 그런 둥근 모양으로 뚝딱 만들 수 없다.

오늘 아침처럼 나뭇가지 하나씩 고생해서 모은 결과물이다.

쌓여있는 나뭇가지가 서로를 단단히 잡아주고 둥근 모양이 되면서 안정성을 갖춘다는 과학적인 원리는 집을 완성시킨 결과로 알 수 있다.


나는 결과보다 과정에 마음이 더 끌렸다.

저런 안정성을 갖추기 전에는 쌓여있는 나뭇가지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럼 까치는 어떻게 자신의 집을 만들어갈까?


까치의 습성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이런 것들이 있다.

까치가 둥지를 짓는 초반에는 나뭇가지가 잘 엮이지 않아 나뭇가지를 계속 떨어뜨린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수록 집 짓는 기술이 숙련되지 않아서 까치집 아래 떨어진 나뭇가지의 양을 보고 까치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쌓은 까치는 어느 정도 나뭇가지가 쌓였을 때 구조의 안정성 갖추도록 만든다.

그때 집을 둥근 모양으로 만들기 위한 외벽을 세울 수 있다.

그렇게 쌓인 나뭇가지가 서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 주는 재밍(Jamming) 현상을 일으킨다.


집 좀 지어본 까치는 집에 진흙을 발라서 고정시키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잘 짓고 있는 둥지를 툭툭 발로 차는 대범함도 보인다.

이렇게 발로 차는 행위는 나뭇가지들이 얽힌 정도를 높여 단단하게 만들고, 집을 자기 몸에 맞춘다.


까치가 꾸준하게 나뭇가지를 쌓아 올려 집을 완성시키는 모습은 지금 내가 무언가 하나씩 꾸준하게 하는 일들이 만들어낼 밝은 미래를 꿈꾸게 했다.

무너질까 하는 두려움 없이 발로 둥지를 쳐서 오히려 단단하게 만드는 모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서 더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는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나뭇가지를 물고 집을 짓거나 고치는 까치들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 그 섭리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무거운 나의 발걸음을 조금 가볍게 만들었다.

힘을 불어넣어준 까치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글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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