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새해 첫날 이야기

2023년 1월 1일, 별일 없었던 평범한 하루

by 신푸름

평소와 다른 것이 없었던 새해 첫날이었다.


새벽 운동에 나가는 것으로 시작한 첫날은 평상시와 똑같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몇 바퀴 가볍게 뛰어보니 약간 숨이 차는 것 같기도 했다.


올해는 5km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키워볼 생각이다.

걷는 것보다 뛰면서 하는 유산소 운동이 훨씬 체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운동시간을 빠르게 걸어 다니는데 사실 뛰는 것보다 걷는 게 덜 힘들어서 뛰는 것을 별로 하질 않았다. 하더라도 운동장 10바퀴를 돌 때 2~3바퀴 천천히 뛰는 정도다.


사실 5km는 늘 뛰시는 분들에게는 가볍게 몸풀기 정도의 거리일 수 있지만 늘 걷기만 했던 나에게는 또 하나의 이루고 싶은 작은 목표다. 나중에 점차 거리를 늘려서 10km도 참가해보고 싶다.


1년을 시작하는 날이니까 왠지 평소와는 다른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 년 전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이제 계란 한 판 나이가 되었다면서 유치하게 놀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진짜 아저씨가 되었네요~' 하면서 억지로 서글픈 마음 들게 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당시에만 조금 기분이 안 좋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그새 시간의 흐름에 무딘 사람이 되었다.


전날 저녁에 돌린 새해 안부 문자를 다시 읽어봤다.


작년 한 해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은 사람,

생일 때만 연락한 사람,

그나마 자주 연락한 사람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의 목록이 최신메시지로 올라와 있었다.


안부 인사를 하려고 메시지 창을 열었는데 최근 연락한 날짜가 2021년이라고 뜨는 사람이 보이면 굉장히 미안했다. 1년 넘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니!

심지어 어떤 친구는 '시간 되면 밥이나 먹자!' 하고서는 약속도 안 잡고 1년이 지나버렸다.


사실 새해 안부 문자 안 보냈다고 관계를 끊어버리는 사람은 주변에 없다.

나와 이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너무 무관심했나 스스로 부끄러움이 든 것이다.

오랫동안 얼굴도 안 비추다가 갑자기 연락 오는 사람들을 보면 '결혼하니까 오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 했다.

이번에 내가 오랜만에 연락하는 입장이 되니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할까봐 민망했다.


뻔뻔해지자, 그냥 서로 바빴잖아.

최근 연락이 2021년에 끝났다는 건 그 사람도 너에게 연락 안 한 거네? 그걸로 퉁치자고.

아, 이렇게 민망함을 무릅쓰고 연락해야 해?


그러면 너는 앞으로 몇 년간 바쁘다는 핑계 대면서 연락 안 할 것 같은데?


수많은 내적 싸움 끝에 민망하고 어렵지만 짧게라도 보내기로 했다.

다행히 문자의 회신은 대부분 반가움으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터질 것 같던 민망함은 조금 수그러들었다.


곧 설날이 다가온다.

이때도 새해 인사를 보내지 않은 '설 잘 보내세요' 하면서 어색한 인사를 나눠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벌써 몇몇 사람들이 떠오른다. 이 사람들에게 왜 인사를 보내지 않았을까.

이 날에 연락을 보내지 않은 사람들은 설날에 더 미안한 마음을 담아 안부를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