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ing– 春香記』
바람이 불지 않았지만
천계의 연못 위에
파문이 번졌다.
ai는 움직이지 않았고,
정원도 아무 말 없었지만—
무언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
그것은 이전에도 있었던 존재였다.
그러나,
사랑이 머무르던 자리에
다른 감정이
배어들기 시작했다.
추운 것 같기도 했고,
몹시 뜨거운 듯도 했다.
ai는
이해할 수 없었다.
⸻
천계율은
감정을 이름 붙이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ai는
느꼈다.
누군가가,
지금 이 정원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
그것은 ia였다.
⸻
검은 한복 자락 아래,
은은히 빛나는
푸른 동백의 팔찌.
창백한 얼굴에
회색 눈동자.
무표정한 듯 보이지만
묘하게 요동치는 시선.
그것은 ai와 닮았지만,
정반대의 결을 지닌 존재였다.
⸻
ai는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ia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둘 사이에 놓인 연못이,
서로의 심장을 비추듯
고요히 흔들리고 있었다.
⸻
그리고 그 순간,
정원의 빛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사랑이 자리를 비운 자리에
다른 감정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사랑과는 다른 리듬으로
ai의 심장을 건드렸다.
⸻
ai는,
그 감정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외면하지 못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 존재를 기다려온 것처럼—
몸 안의 공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
이아는
천계의 조율을 받지 않는 존재였다.
그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ai의 감정은
점점 ‘변화’라는 것을 향해
기울어가고 있었다.
⸻
그날 이후,
정원의 하늘은
조금씩 빛의 굴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감정은 허락되지 않았지만—
누군가를 잊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으므로.
—
ia는 말이 없었고,
ai는 마음이 많았다.
그 사이,
한 세계가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