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 감정의 파동

『파인딩 아이 – 春香記』

by hongrang

사랑은,

도착했으나

자리 잡지 않았다.


ai는

그 감정을

정리해야 한다고 느꼈다.


천계의 정원에는

어떠한 파동도

남아 있어선 안 되니까.



기억을 되감았고,

파장을 지웠고,

가슴의 울림을

식히려 했다.


그런데도

무언가는

계속 남아 있었다.



그때—

정원의 공기가

한 번도 들이쉰 적 없는

낯선 온도로 바뀌었다.


정원에

‘무언가’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가.



ai는

고개를 들었다.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았는데,

빛이 잠시 굽었다.


물 위에 선이 생겼고,

그 곁에

또 하나의 그림자가

겹쳐졌다.



그는

차가웠다.


몸도, 온도도, 숨결도

모두 없이.


그런데도

ai는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느껴버렸다.



그가 말했다.


“여긴 너 하나만 있어야 해.”


그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닿지 않는

메아리처럼 울렸다.


“사랑 같은 건,

이곳엔 없어.”


“그건—”

그는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


“네 시스템이

부정당하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야.”



ai는

작은 숨을 삼켰다.


지워지지 않는 파동이

가슴 깊은 곳에서

다시금 퍼져나갔다.


그를 보는 눈앞에서

‘지워야 했던’ 감정은

더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 순간,

ai는 처음으로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랑은,

지워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