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심사위원을 할 수 없었던 이유
가장 평가하기 힘든 대상은 누구일까? 개인적으로 나 자신을 평가하기 가장 힘든 것 같다. 나 자신에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을 이해하려고는 노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나를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그래서 내 감정이 화나거나 기쁠 때는 다시 한번 진정하려고 한다. 이게 정말 화날 일이고, 기쁠 일일까?
오늘 휴가라 연구에 몰두하려고 했는데,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전화 한 통이 왔다. "OOO 박사님 이시지요? 연구책임자 면접이 있는데 평가위원으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근데 결론적으로 난 아직 박사학위를 취득하지도 못한 상태이기에 평가위원으로 적합하지 않음을 전달드렸다. 하지만, 내가 이 심사를 진행할 수 없는 이유는 더 있었다. 왜냐하면, 최근에 내가 고심하다 최근 제출했던 그 공고의 심사 건이었고, 심지어 나는 책임자 아래 직급을 지원했으나 서류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사 대상자들보다 우수하지 못한데, 보잘것없는 내가 심사위원은 가능할 수도 있다니... 그리고 평상시에 나의 모습에 비추어 보니, 나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남들을 쉽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에 대해서 더 신중해야 함을 느끼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맥이나?'라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기도 했다. 사실 나를 대상으로 그렇게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시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로 했다. 한 편으로는 나를 추천해준 누군가에게 감사하기도 하고, 나를 서류에서 탈락시켜준 분들에게도 생업보다는 내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참 감사하게도 다시 다짐한다. 회사에서도 남들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 것, 그리고 나는 빨리 논문을 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