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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꾸꾸 May 19. 2024

새로운 가족을 맞는다는 것

무거움 반대편의 큰 행복이라는 선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수

7집 가운데 1집


5년을 주기로 하는 통계청이 2021년에 발표했던 인구주택총조사 인구·가구 부문 표본조사에 따르면 2020.11월에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로 312만 9000 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 중이었다. 


전체 인구 51백만 명 2093백만 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가구수의 15.0%, 7 가구 중 1 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 중이다.


가족이 된 반려동물

앞마당 누렁이에서 막내딸 인절미로 신분세탁


중소도시에서 자란 어린 시절 동네 집들 마당 한편에는 집을 지키고 잔반을 먹던 진돗개나 누렁이들이 한두 마리씩 묶여 있었다. 별도로 준비하는 영양간식이나 산책과 같은 권리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20~30년 만에 반려동물의 삶이 격변했다. 툇마루 아래 문지기가 우리 가족 귀염둥이 막내딸이 된 것이다. 가족의 서열이 엄마 다음이 반려동물이고 다음이 자식들 마지막이 은퇴한 아빠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블라인드앱에도 수많은 반려동물 가족들이 있다. 요즘에는 강아지뿐 아니라 고양이까지 그 귀여움에 넘치는 행복과 사랑을 뽐내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Blind app속 반려동물 사진들

뽐내고 애정을 쏟는 방식이

자녀 양육과 같


깊은 관계를 통해 사랑을 주고받고 그 가운데서 행복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자녀를 낳아 가정을 이루는 경험이 유일했다면, 이제는 아이를 낳는 것 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행복감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행복 옵션이 추가된 듯 보인다.


아이를 낳는 것은 결혼과 고통스러운 출산의 과정, 양육 기간에 포기할 것들, 성년이 될 때까지 부양의 의무와 같은 비가역적 의무사항들이 얹어져서 부담스럽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려동물 입양은 덜 고생스럽고 덜 부담스러운 새로운 가족이어서 선택이 조금 더 쉬운지도 모르겠다.

Blind app 아기 육아 사진들

아기 자랑 댕댕이 뽐내기


대다수 소셜 미디어 속 가족 뽐내기는 댕댕이들 차지가 되고 있다. 인기 연예인들의 반려동물까지 샐럽이 된다. 그들의 집이나 소비는 따라 할 수 없지만 같은 견종을 키우며 SNS 뽐내기 정도쉽게 따라 할 수 있.


반대로 아기들이 있는 집이 많지 않고, 육아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소수이다 보니 아기사진 뽐내기는 댕댕이 얘기보다 공감을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


내가 원하면 내 상태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반려동물을 선택할 수 있고 부양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에도 처벌수위가 높지 않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이 뽐내기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가치가 떨어지면 유기, 학대하는 등 가볍게 다루는 이유가  않을까 싶다.


원할 때 가지고 싶다고 가질 수 없다

피해보상보다는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넛지가 필요한 때


이런 댕댕이가족 옵션과 달리 자녀 출산 옵션은 선택의 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중요하. 하지만, 최근 정책을 보다 보면 출산이 엄청난 희생이 돈으로 얼마를 보상해야 할지가 중심이 된 듯하여 안타깝다.


선택의 기준이 돈이라고 규정되게 되면, 돈의 가치가 출산의 대가이기 때문에 더욱 꺼려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돈 안 받고 다른 방식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은 자유니까.


시키면 더 하기 싫어지는 게 인간의 심리구조인데, 출산은 개인이 행복을 위해 관계를 확장하는 하나의 선택이고, 무거운 결정이지만 축하해 주고 사회가 지지해 줄 선택이라는 "넛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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