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인의 1인당 명품소비가 전 세계 1위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기간 동안 매출이 20% 가까이 줄었지만 유독 한국만은 코로나전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최근에는 2030을 중심으로 비혼, 저출산 등 영향과 본인을 위한아낌없는 소비트렌드 등 다양한 원인들이 그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부모님 세대와 같이 악착같이 아끼고 집부터 사고 더 여유가 생기면 집과 차량도 넓혀야한다거나 직장의 상사보다 좋은 차를 타는 건 실례라는 등의보수적(?) 소비를 좀처럼 이해받기 어렵고, 월세나 전세를 살아도 대출로 벤츠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대가 되었다.
선배의 조언
2001년 20대 중반의 입사 2년 차 때 일이 생각난다. 모아둔 돈이면 꽤나 쓸만한 중고차를 살 수 있었다. 당시 나는 음주가무를 좋아하거나, 꾸미는데도 흥미가 없는 편이어서 월급의 상당 부분을 저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계획적이고 효과적인 소비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때쯤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인이라면 차가 있어야 한다는 주변 얘기에 솔깃해서, 장롱면허를 꺼내려는 유혹에 흔들리고 있었다. 한동안 고민하다가 옆자리 40대 선배님에게 5백만 원 정도 되는 중고차를 사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어보았다.
경영학을전공한 선배는 벤담의 효용가치 극대화이론으로 짧게 대답을해주었다. 중고차 소비로 얻는 효용가치 증가분인 한계효용(marginal utility)의 총합이 + 라면 사도 괜찮다는 얘기였다.
공과대학 출신에 경제학 개념들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Yes, No 식의 명확한 답을 기대했지만, 그런 식의 답변이 흥미로웠다. 효용의 극대화가 경제학적으로 합리적 소비라는 사실과 내 욕망과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가 되었다.
결국 나는 차량구입비 외에도 보험료 등 각종 비용과 기대이익들을 생각해 본 후 당시에는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허세지수(Bluff Mass Index of Car)
= 차량가격 ÷ 6개월 월급(실수령액)
그 후로 20여 년이 지났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런데, 최근에는소득 수준에 비해 자동차 구입에 얼마나 과한 지출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판단 기준으로 <허세지수>라는 재미있는 방정식이회자되고 있다.
1인 가구 A 씨가 월소득 4백인데 5천만 원 차량을 산다면 <허세지수> 2.0 이상(5천만 원÷24백)인 '고도허세'에 해당하고, 8천만 원 차라면 '허세작렬' 소비가 된다. 또, 부부합산 월소득 8백 인 AB 씨 부부가 8천만 원 차량을 산다면 1.5 미만(7천만 원÷48백)이니 '정상'수준의 소비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저 허세 0~1.0 미만 정상 1.0~1.5 미만 과한 허세 1.5~2.0 미만 고도허세 2.0~2.5 미만 허세작렬 2.5 초과
Blind app 속 논쟁글
'Car' 있어야 할까?
단순 효용가치로만 볼 것인가?
차를 구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편익과 가치는 개인마다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허세지수를 보더라도 소득도 단순 월급에 국한하지 않고 부부소득이나 기타 자산소득까지 확장한다면 다양한 셈법이 가능해 보인다.
20-30대 소비트렌드
탕진잼과 보복소비..
젊은층들 사이에는 돈을 탕진하는 재미, 다 쓰고 죽자!,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자는 등의 비합리적인 소비문화를 드러내는 신조어들이 난무한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저렴한 가격과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을 우선했던 '가성비'가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듯이 가성비보다는 소비를 통한 개인의 심리적 만족감을 더 중시하는 '가심비' 트렌드가 강하다고 한다.
20-30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정보탐색에 능하여 간접경험을 통한 구매의사 결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타인에게 일상이 노출되는 경향이 커지면서 넘어서기 어려운 경제적 무력감을 보복소비를 통해 해소하는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행태가 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