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이과장, 하이 이사장!(8)

12년간 일했던 공기업 과장 탈출, 이사장의 사업 일기...ing

by 봉봉

8. 세상이 마음대로 안 될 땐, 긍정회로를!



최종완성된 제품의 맛을 보니, 대량 생산 전에 샘플로 받아 시식했던 맛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곧장 업체에 전화 해 확인해보았다.

업체도 긴급 회의를 해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쪽에서도 시식해 본 결과, 샘플과 차이를 못느끼겠다는 의견이 절반, 미묘하지만 차이는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절반이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샘플의 맛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이미 엄청난 수량의 제품이 제작되었고, 전량 폐기를 하고 다시 제작을 하느냐, 이 정도의 차이를 받아들이느냐의 선택지가 생기게 되었다.

일단, 제조업체가 실수를 한 부분인지, 완성본의 맛이 맞는 것이고, 샘플의 맛이 원래의 맛이 아닌건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동안 포장패키지부터 온라인스토어에 판매될 때 상세페이지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과 애정을 들여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내왔는데.

‘전량폐기’라니?

너무나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업체와 공장측에서 상황파악을 하는 데에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한 달은 1년같았다.

나, 회사 그만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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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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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이 정리되었다.


여전히 선택지는 두 가지.

‘전량폐기’냐, ‘판매’할 것이냐.


제품이 왜 이렇게 다르게 나온 것인지 궁금증도 풀렸다.

샘플제작으로 소량 만들었을 때와, 대량생산으로 했을 때 공정자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량폐기를 하고, 다시 제작을 한다고 하더라고 맛은 지금과 같을 것이라는 것.


우리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D와 아연을 베이스로 생산되었는데, 아연은 하루 권장량이 정해져있다. 맛의 차이와 이 맛으로 판매해도 될 지를 결정해야 하기에, 이 하루권장량은 가볍게 무시하고, 하루에도 몇 포씩이나 뜯어 맛을 음미했다.(그 사이에 더 건강해졌으려나)

주변 지인들에게도 얼마나 많은 수량을 시식해보게 했는지 모른다.

내가 처한 상황을 듣지 않고는 “오! 달콤해! 아이들이 좋아하겠는데?” 또는 “우와- 제티맛이야!” 등등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다시 만들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일 것이라면 받아들이자.

그 맛의 변화는 내가 특별히 콕 집어 들어가길 원하는 부원료 고유의 맛 때문이었으니,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오히려 좋아.

부원료가 들어간지 들어가지 않은지 티도 안 나면, 좀 그렇지?

오히려 부원료 고유의 맛이 느껴지면 더 확실하게 부원료를 강조할 수 있을거야.

긍정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대신 상세페이지에 내가 느끼는 그 차이를 설명하고,

우리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알고 섭취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하도록 변경했다.


그리고,

나의 첫 사업 아이템.

내 아이를 위한, 내 아이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이 세상에 나왔다.

대기업들의 건강기능식품 속에 나의 작지만 큰 소망이 담긴 이 건기식은 특별하고, 또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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