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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맞춤법, 이모티콘 규정도 추가하면 안 돼??

문자와 어문규정

by 콜랑

한글 맞춤법. 말만 들어도 짜증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다.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가) 철자법 좀 틀리면 못 배워먹은 교양 없는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애시당초 '표준어'의 개념부터가 그런 뉘앙스를 전제하고 있다. '교양 있는 현대의 서울 사람들이 두루 쓰는 말'이 표준어면 표준어를 못 쓰는 혹은 안 쓰는 사람들은 교양이 없다는 말이 아니던가‽ (글을 쓰다 보면 '!'를 써야할지 '?'를 써야할지 애매할 때가 있다. ^^;) 물론, 이런 오해를 바탕으로 한글 맞춤법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누가 표준어를 쓰는 교양 있는 사람이고 누가 아닌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으라고 만든 게 아니다.) 한글 맞춤법과 관련해서 조금 생각해 보고 싶은 문제가 있다.


한글 맞춤법의 존재의 목적은 언어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록처럼 다루는 감이 없지는 않으나, 문장 부호에 대한 규정도 포함하고 있다. 문장 부호도 잘 사용하면 보다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물음표와 느낌표는 문자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어감을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문장 부호이다. 마침표(.)와는 정서 표현의 기능이 다르다. <한글 맞춤법>에서 문장 부호에 대한 규정을 둔 이유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사용하면 소통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사용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앞 단락에서 밑줄 긋고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문장 부호의 사용이 문자 생활에서 정서를 표현할 때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예시이다(문장 부호에 관한 규정을 좀 수정하면 좋지 않으려나... ^^??). 그러니 <한글 맞춤법>에서 문장 부호에 대한 규정을 둘 수밖에 없었을 거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사용하면 소통에 지장이 생길 수 있을 테니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정서 표현에 관한 어문 규정에 관해 조금 생각해 보고 싶다. 한글 사용자들의 문자 생활에 관한 규정이 한글 맞춤법이고, 그 규정에 부호에 관한 규정이 있으니 아래 대충 끄적인 것과 비슷한 규정을 추가해 봄 직도 하다. (아래 대충 끄적여 놨음 ^^;;)


이모티콘의 사용은 이미 우리의 자연스러운 문자 생활의 일부이다. 컴퓨터에서도 유니코드를 사용하면 이모티콘을 입력할 수 있다고 한다. 유니코드용 이모티콘 입력 코드는 http://www.unicode.org/charts/PDF/U1F600.pdf를 참고할 수 있다. 세계 입력 표준은 이미 이모티콘을 고려하고 있다(물론 위에 대충 생각해서 만든 규정처럼 성급하게 정한 감이 있기는 하다!!).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자 생활 역시 이모티콘의 사용으로 인해 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정서를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다채로워졌다. 어문규정을 마련하는 일도 정책의 일환이니 시대의 변화 속도에 비하면 보수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이제 어느 정도의 이모티콘 사용법은 정리해 줘야 할 시기가 아닐까??




이모티콘에 관한 규정.


1항. 이모티콘의 사용

이모티콘이 필자의 정서를 표현함에 있어 텍스트의 품격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며 공식적인 문서에서는 사용을 삼간다. 또한 사용 시에도 불필요하게 자주 사용하여 텍스트가 지저분해져서 가독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정도로만 사용하도록 한다.


2항. '즐거움' 이모티콘

즐거움의 정도에 따라 '괜찮음, 기쁨, 매우 기쁨'의 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축하'의 맥락에서도 기쁨에 준하여 사용할 수 있다.

- ^^ : 필자가 기분이 괜찮음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부호.

- *^^* : 기쁨.

- \^^/ or ^^// : 매우 기쁨

3항. '겸연쩍음' 이모티콘

다소 어색하거나 겸연쩍음을 나타낼 때는 '송구함, 멋쩍음'의 어감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 _ _; or _ _;; : 세미콜론(;)은 하나 혹은 두 개로 송구한 정도를 표시할 수 있다.

- ^^; or ^^;; or ^^' or ^^'' : 세미콜론(;)이나 작은따옴표(')는 두 개까지 사용하여 멋쩍은 정도
를 표시할 수 있다.

4항. '슬픔' 이모티콘

슬픔의 정도는 '우울함, 슬픔'의 강도로 나누어 표시한다.

- ㅡㅜ or ㅜㅜ : 우울함

- ㅠㅠ : 슬픔

5항. '불편함' 이모티콘

불편함의 정서는 '어색함, 언짢음, 화남'의 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 (_ _^) or _ _^ : 어색함

- (- -!) or _ _! : 언짢음. 그 정도는 '!'를 두 개까지 사용하여 표시한다.

- (_ _+) or _ _+ : 화남. 화가 난 정도는 '^, +'를 두 개까지만 사용하여 '화남, 매우 화남'으로 구
분한다.

6항. 기타 정서

- (^^?) or ^^? :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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