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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B Jul 19. 2022

꾸준한 하루의 가치

나를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란

브런치에 글 쓰는 것도 그렇고 나는 매일 해야 하는 루틴을 당면한 과제들과 시험이 우선순위라는 이유로 많이 미루었다. 그래서 내 하루는 며칠 후나 몇 주 뒤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에만, 또는 긴장을 덜기 위해 조금 많이 쉬는 일들로만 채워졌다.


천성이 예민한 탓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야 하는 일을 그동안 회피해왔다. 운동이 나의 하루에 활력을 주는 간단하고 필요한 일이라는 건 너무 잘 알지만 운동 후에 기진맥진한 상태로 다시 공부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한밤에 집중해서 밀도 있게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일찍 눈을 감게 되면 오늘 목표로 한 일들을 다 못 이뤘다는 죄책감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아 몸이 전보다 무거워졌다.


그래서 학기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요즘에는 간단하고 시작이 쉬운 습관들로 하루를 다시 채우고 있다. 달리는 것도 조금 부담되어 센 강을 따라서 튈르리 정원까지 1시간 반 동안 걸어가 보기도 했다.


무기력한 정신을 움직이는 데는 행동이 우선이고 행동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다. 욕심을 안 부리고 조금씩 운동의 강도를 높여가니 원하던 강도로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공부도 논문 작성하기라는 목표를 쪼개지 않으니 거대한 부담감에 계속 미루게 된다.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마감기한과 하루 달성량을 구체적으로 정량화하는 게 꾸준한 하루를 만드는 제일 빠른 방법인 것 같다. 7월 말까지 최대한 하루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쓰고 일요일에는 썼던 내용을 검토하면서 밀린 양을 보충해보기로 한다. 하루치 공부량을 정하고 나면 마음도 편해지고 시작 전에 꾸물거리던 것도 많이 줄었다.


내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무기력한 나를 움직이는 유일한 힘은 소소한 기쁨이다. 한 문장을 쓰고 복습하고 작은 과제들을 달성한 후에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성취감으로 얻는 즐거움이다. 시작도 전에 생각했던 결과를 얻지 못할 거라는 막연한 공포보다는, 글로 배운 것들을 정리하면서 자주 뿌듯함을 느끼도록 내 뇌를 길들여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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